이것저것 찔러보고 있는 전직 마케터의 퇴사병 치료기 #0
'퇴사'
요즘 그리 듣기 힘든 단어도 아닌 듯하다. 어쩌면 입사보다 더 많이 들리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만 봐도 5년 남짓의 직장 생활 동안 몇 번이고 반복된 단어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내가 봐도 내가 좀 너무했다. 대책도 없고 답도 없는 퇴사였다...
더 높은 곳을 위해 혹은 다른 업무를 도전해보기 위해서가 아닌
회사와 내가 안 맞아서 안 맞는 게 계속 어긋나서 그냥 그렇게 끝나버린 엔딩을 맞이했다.
(퇴사하고 보니 미련도... 아쉬움도 생각보다 남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리 평생직장이 없다고 하지만 1년을 채우고 바로 퇴사를 할 줄은 몰랐다.
다음 직장은 3년은... 5년은... 다녀야지라는 생각으로 늘 입사했는데...
나는 왜 또 "저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엔딩으로 이번 직장 생활의 턴을 종료했을까.
문득 생각해보니 의료 보험 득실에 5개의 사업장이 찍혀있을 동안
어디에 속해야만 한다는 강박감이 늘 나를 다음 행선지로 안내했고 어디에 속해도
늘 딱 맞는 정답은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처음부터 정답을 찾으려고 마음먹은 게 잘못된 걸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라면 다음 행선지를 결정해도 회사의 형태나 이름만 달라질 뿐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를 스스로 박차고 나오는 퇴사병이 또 발동할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퇴사병 맞춤 치료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글로 나의 직장 생활과 퇴사 후 생활을 정리해보기.
글로 써내려 가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쓰면서 그리고 다시 거꾸로 되돌아가 글을 읽어보고 고쳐보면서 또 찬찬히 생각해 보면서.
그래서 글로 옮겨보기로 했다.
퇴사병이 치료가 될지,
퇴사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일의 형태를 찾아 떠날지는 모르겠다.
어디에 속하기보다 나에게 속한 나를 잠시 마주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