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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플 Jul 31. 2022

어떤 리더가 되고 싶으세요?

세상에 좋은 리더가 존재할 수 있을까?  



리더의 정의


리더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쉽게는 내가 소속된 팀의 팀장부터 시작된다. 팀원을 평가하고, 역할을 부여하며, 의사결정을 내린다. 팀원 대신 타 부서 및 경영진과의 의견 조정을 한다. 더 나아가 소속된 부서장, 본부장, 대표까지 수많은 리더가 존재한다.


한편에서, 내가 리더였던 적은 없는가? 사회생활에서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적은 없지만,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리더라고 정의한다면 리더의 역할을 맛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평가에 대한 권한은 없지만, 일을 “되게” 만들기 위해 추진하고, 여러 사실과 의견의 조각을 모아 "의사결정"을 하는 일은 대학시절 부터 해온 일이다. 귀엽게는 조모임의 조장이나 공모전 팀의 팀장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여러 대행사 혹은 메이커(디자이너, 마케터)를 관리하며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PM의 역할도 했다.


사실 대행사 매니징은 어렵지 않았다. 보상을 위한 평가의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한 만큼 보상하고(연장계약 및 일감 던져주기), 끝맺음(계약 해지)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권한이 없는 PM은 꽤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게 연봉이나 인센티브 등 보상을 줄 수 있는 물리적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꽤 애매모호한 방법들로 고군분투 했던 것 같다. 자율권을 주어서 본인의 기획욕구를 마음껏 펼치게 하거나, 빈번한 칭찬들로 동기부여를 한다. (그러나 말그대로 고군분투였을 뿐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 지 구체적으로 회고를 하지는 못했다.)


경험에 빗대어 볼때, 나는 리더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일을 되게 만들도록 추진한다.

팀원들을 관리한다.

역할을 부여하고, 그들이 일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사실과 의견들을 모으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평가(보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보상할 수 있는 권한(자원)이 없다면, 스스로 다른 보상을 찾아야 한다.

팀원들이 모아온 여러 사실과 의견들을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의사결정 한다.

그 의사결정은 일을 성공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

그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진다.


그렇다면 이 정의를 잘 지키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인가?

그리고 이 정의를 잘 지키는 것이, 앞으로 내가 추구하고 싶은 리더십 방식인가?




개인의 욕구


참 웃기게도, 위에 적은 정의를 다 지켰다고 해서 내가 그 리더를 마냥 좋아하지도 않았고, 내가 다 지키지 못했다고 팀원이 반발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팀원으로서는, 리더에게 연민이 가고 힘든 상황일 경우 동기부여가 된다. 벅차 보일 때 문제를 더 해결해주고 싶고, 필요 이상의 에너지나 자원을 쏟게 된다. 큰 의사결정에 대한 근거가 애매할 때, 반감을 가질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확증 편향을 지양하고 있어서, 기회비용이 큰 의사결정 일수록 이로 인한 장단점과 투자할 자원을 중요시 여긴다.


반면 내가 세운 기준만큼 노력(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후한 평가를 받은 적도 있고, 반대로 애썼다고 해서 그 평가가 비례하지도 않은 적도 있다.  나름 동기부여를 해주기 위해 무차별적인 칭찬을 했지만, 좋은 케미를 만들지 못한 적도 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는 자기 확신이 강한 친구라, 자신을 칭찬해주는 것보다 자신이 믿고 있는 걸 해보고 판단해야 하는 욕구가 더 강했던 것 같다.


나는 여기서 개인의 욕구라는 키워드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리더에게 연민이 가고 힘든 상황일 경우 동기부여가 된다.

개인적으로 확증 편향을 지양하는데, ~ 끊임없이 의심하곤 한다.

자신이 믿고 있는 걸 해보고 판단해야 하는 욕구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마치 사전에 나올법한 리더의 정의를 차근차근 따를지라도, 개인의 욕구와 위배되면 좋은 리더십으로 이어지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K직장인인 친구들끼리 "성공을 하려면 단호해져야 한다" 라는 가십들을 떠들기도 하고, 블라인드에도 조직장의 욕이 한 바가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는 Product Manager는 말했다. 우리는 메이커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일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내가 추구하는 리더십이란


최근 우연치 않게 리더십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다.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리더십 트랙으로 가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 가 주요 아젠다 이고, 그 중 하나가 ‘팀원에 대해 실무를 위임’하면서 동시에 ‘동기부여’를 하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정말 쉽지 않았다.


그 때부터 나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어떤 일을 위임하고, 동기부여 할지를 고민하면서 그들의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관찰하기 시작했다. 좀 더 딥하게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와, 어떤 미래를 그리는 지도 살펴보고 싶어졌다. 그곳에서 그 사람이 정말 잘할 수 있는 것과, 그 사람이 진짜 동기를 드라이브할 수 있는 재료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어렴풋이 스스로 ‘리더는 무엇을 해야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그 정의를 수행함과 동시에 "우리의 일을 정말 성공적으로 만들기위해" 개인의 욕구를 어떻게 극대화(+), 하고 자제(-)시킬지 고민이 되고 있다. 앞으로 나에게 큰 과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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