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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승 Nov 21. 2019

회사의 비전 만들기

Building your company's vision

아마 제 브런치의 이전 글(https://brunch.co.kr/@hiscmos/3)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클링크는 친구들과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탓에 대단한(?) 미션을 설계하지 못한 채로 이어져왔습니다. 게다가 저와 팀원들은 창업 초기 스타트업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과 같은 원대한 꿈보다는 당장의 결과물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하고,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우리의 다음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늘어갔습니다. '수익을 많이 내서, 주주를 이롭게 한다!'는 모토만으로는 성장을 위한 동력을 찾기 어려웠던 거지요. 회사에서 밥을 먹거나 여유가 생겨 커피를 마시면서도 늘 '지금 이후 그리고 그 다음'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회사의 비전을 만드는 것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 계기


회사의 비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 여름 참여했던 크립톤36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실력'과 '진정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창업자가 실력과 진정성을 균형있게 갖추고 있어야 지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크립톤에서 받은 교육의 핵심이었고, 그 진정성은 회사의 비전에 녹아들어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얼마 전 참여하게 된, 집닥 박성민 대표님의 강의였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다양하게 경험하셨던 대표님이, 집닥 창업 성공을 위해 가장 고민하셨던 지점이 바로 회사의 비전 설립이었다는 내용을 공유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론 비전 설립에 대한 팀원들의 요구였습니다. 매일 같이 바쁜 실무에 치이던 팀원들은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우린 그냥 이렇게 똑같이 살아가야 하는 걸까?'라며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시는 대표님의 소개로 직지심공이라는 팟캐스트(http://www.podbbang.com/ch/14900?fbclid=IwAR1xZgCbKhp4BBtt49z8_uba-M6UxTPy03wbF-tELDLBp76Jcvh0vVd1t8g)를 듣게 되었고, 결국 논문까지 꺼내 읽고 다같이 스터디를 하게 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Building Your Company's Vision


직지심공을 통해, Building Your Company's Vision이라는 제목의 하버드 논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논문의 내용을 모두 번역해 드리면 참 좋겠지만, 저도 바쁘고, 읽는 분들도 바쁘실 테니..  간단하게 핵심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핵심 이념(Core Ideology)

 핵심 이념은 '한 조직의 변하지 않는 특성'을 정의하는 것으로 핵심 가치(Core value)와 목적(Core Purpose)로 나뉘어집니다. 이들은 주로 창립 이념으로 설명되기도 하며, 우리 조직을 다른 조직과 구분해줍니다.


1) 핵심가치

핵심 가치는 조직의 방향을 결정해주는 변하지 않는 가치입니다. 어느 정도는 종교의 교리와도 비슷한 속성을 띄기도 합니다만, 기업의 가치인 만큼 기업의 비즈니스와 직결되는 가치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성원들이 회사에 일을 하러 오는 이유 또는 나중에 나의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업무에서 추구해야할 가치를 조언해줄 때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 핵심 가치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아마 아래 예시를 보시면 더 다가오실 겁니다.


Merck (제약회사)

-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

- 회사 전반에 걸친 명백한 뛰어남 추구

- 과학 기반의 혁신

- 정직과 진정성

-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일에 기반한 수익


Sony (일본의 전자기기 제조사)

- 일본 문화와 국가 지위 향상

- 선구자 되기: 타기업을 따라가지 않고, 불가능한 일을 실현

-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 극대화


2) 핵심 목적

논문에선 핵심 목적을 '지평선 위의 북극성'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즉 기업이 나아갈 목적을 결정해주는 것이지요.  아래 예시를 보시면 더 쉽게 다가옵니다.


3M: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해결하자

Nike: 경쟁, 승리, 상대를 제압하는 것에서 오는 경험을 느끼게 하자

Walt Disney: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자

2. 가시적인 미래 (Envisioned Future)

핵심 이념과 함께 기업에 필요한 것은 바로 비전(가시적인 미래)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비전은 10년-30년 뒤의 '원대한 목표'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이고, 열정적이며, 초점이 맞춰진 어떠한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GE는 "우리가 경쟁하는 모든 시장에서 1위 또는 2위의 지위를 확보하며, 대기업의 강점과 작은 회사의 민첩함을 모두 보유한 기업이 되는 것"을 80년대의 비전으로 삼았습니다. 심지어 60년대 나이키는 "아디다스 죽이기"를 기업의 비전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비전은 언제나 크고, 도전적이며, 원대한 목표(BHAGs =Big, Hairy, Audacious Goals)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1) 양적 질적 목표치(2000년까지 $126B 규모의 회사가 되자, 월마트), 2) 경쟁 상대를 타겟 (아디다스 죽이기, 나이키), 3) 롤모델형 (사이클계의 나이키, Giro 스포츠 디자인), 4) 내부적인 조직 문화 개혁 (윗 문단의 GE 사례) 등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 4가지 유형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좋습니다. 단 구체적이고 큰 목표!


비전과 OKR 그리고 미래


공부를 하다보니 회사의 비전이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참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희 팀은 일과 업무 이후엔 회사의 비전과 미래를 위해 모여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해서 돈을 잘 버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지요.


 논문에 따르면 '핵심 이념'은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 그리고 이 일을 왜 하고, 왜 이게 중요한지 5번 정도의 Why라는 물음을 통해서 발견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비전과 미래는 상상하는 것입니다. 짧게는 3개월 뒤 또는 1년 뒤(OKR) 우리의 성과를 길게는 10-3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하고 이를 위해 '실행'하는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많이 회자 되고 있는 OKR도 BHAGs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구요. Envisioned Future가 10-30년을 목표로 하는 비전이라면, OKR은 연간 또는 분기 단위의 달성 목표인 것입니다.


 아직은 저희 팀은 논문에 언급된 대기업들이나 집닥 등 선도 스타트업들처럼 대단한 비전을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몇 개월 안으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길게..) 세상에 보여줄 멋진 비전을 찾아내고 상상해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혹시 지금 사업을 하시고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들 또한 당장의 성과 뿐 아니라, 미래를 그리기위한 큰 그림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해당 논문을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의 차원에서도 매우 유익한 내용입니다!


관련 자료: https://hbr.org/1996/09/building-your-companys-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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