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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승 Jan 08. 2020

비즈니스 모델로서 '플랫폼'이란 대체 뭘까?

플랫폼 회사 대표의 플랫폼에 대한 고민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꼭 마법 같습니다. 과거엔 사람들이 Old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했던 택시, 배달, 원단.. 이런 것들이 플랫폼이라는 옷을 입으면 유니콘이 됩니다. 우리 클링크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행처럼 쓰이는 '인플루언서'란 단어에 '플랫폼'을 붙이니 제법 멋진 비즈니스처럼 보입니다.


최근 팀원들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가장 많이 썼던 단어가 바로 '플랫폼'입니다. 클링크는 어떤 플랫폼을 지향할 것인가? 우리 플랫폼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벗어나 어디로 확장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하다 플랫폼이 대체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플랫폼이란 뭘까?


정의부터 말하자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플랫폼은 둘 또는 그 이상의 그룹 간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아마존이나 이베이, 차량 운전자와 이동 니즈가 있는 소비자를 연결 시켜주는 우버 등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기술과 결합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플랫폼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것이지,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간혹 사람들은 앱이나 웹으로 구현된 서비스여야만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플랫폼은 기술에 대한 것이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비즈니스라 할 지라도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봤을 때, 전통시장이 플랫폼인 것처럼 말이죠.


때론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넷플릭스의 경우, 모든 컨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라이센스를 구매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므로 플랫폼 이라기 보다는 직선적인 비즈니스(linear business)에 가깝다고 봐야합니다.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성공적인 플랫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거래'입니다. 아무리 근사한 기술을 가진 멋진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거래가 일어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플랫폼에게 있어서 거래는 생산이자 판매 그 자체입니다. 판매가 많을 수록 자연히 생산도 많이 되는 선순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여기에 더해, 플랫폼에 필요한 성공 요소 중 하나는 '검색 비용'을 줄이는 겁니다. 필요한 것을 직접 구하는 것보다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서라도 플랫폼을 이용할 때, 시간-노력-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 있어야만 성공적인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플랫폼의 속성을 볼 때,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한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같은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야(많은 거래) 합니다. 그런데 그 행위가 매번 조금씩 달라서 할 때마다 검색 비용이 발생해야 한다는 점이죠.


반복적인 행위가 아무리 많이 일어나도, 매번 '똑같은 행위'가 일어난다면, 굳이 플랫폼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복적인 행위를 할 때마다, 검색 비용이 발생하는 거래를 플랫폼으로 묶어야만 소비자의 니즈를 채우고 수익도 발생시킬 수 있을 겁니다.


원문은: https://www.innovationtactics.com/platform-business-model-complete-guide/


그래서 우리는 플랫폼이 맞나?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의 구조로 보았을 때, 클링크도 분명 플랫폼 비즈니스가 맞습니다.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연결시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클링크 플랫폼은 브랜드 담당자와 인플루언서의 1:1 매칭 자체를 지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 최적화된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1-2명의 메가 인플루언서가 아닌 다수의 인플루언서(최소 20여명)를 활용한 캠페인 단위의 서비스가 주요 상품입니다. 


따라서 클링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 입장들은 패키지로 구성된 '캠페인 상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상품 구성 자체는 직전적인 비즈니스를 따라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고인물 플랫폼' 탈출하기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고인물 플랫폼'에서 탈출하기입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특성상, 광고주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광고 같지 않은 광고'입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플랫폼은 아무리 퀄리티 관리를 잘 해도 광고만 받아서 올리는 '체리피커'들의 활동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플랫폼들이 거래가 많을 수록 가치가 올라가는데 비해, 인플루언서들은 광고를 많이하면 할 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죠. 단순 매칭 위주로만 가면 소위 말해 '구린 Feed'를 가진 인플루언서들만 남게 되는 겁니다.


공모형태의 자동화된 솔루션-캠페인을 올리고, 캠페인에 참여를 원하는 지원자를 받고, 그들 중에 브랜드와 가장 적합한 지원자를 매칭하고,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하고 최적화하는 것-은 저희가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 플랫폼들도 다들 열심히하고 있고, 잘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1) 브랜드의 톤앤매너와 가장 적합한 '다수의 인플루언서'를 리스트업하고 2) 그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들을 자동화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발견하더라도, 이들을 설득하고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에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가입 유무를 가리지 않고 리스트업 - 캠페인 제안 - 플랫폼 가입과 캠페인 참여'를 최적화하고 자동화하는 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방식을 통해 진행된 캠페인들은 정량적인 수치(도달, 참여, 전환)도 좋고, 브랜드가 신경쓰는 톤앤매너도 우수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고민


제가 고객이나 투자자 분들을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 브랜드에 딱 맞는 인플루언서를 발견하더라도 그 분들과 브랜디드 컨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특히나 매력적인 인플루언서일 수록 돈이나 단순한 혜택에는 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심리적인 것일 수도..?) 이런 커뮤니케이션도 자동화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궁극적으로 그런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클링크가 바라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의 지향점입니다.




참고한 자료들

https://www.innovationtactics.com/platform-business-model-complete-guide/

https://www.applicoinc.com/blog/what-is-a-platform-business-model/

https://www.applicoinc.com/blog/what-is-a-platform-business-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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