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어떤 직업으로 한정시키는 것만큼 꿈을 시시하게 만드는 일이 또 있을까요? 어느 대학에 가고 어느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사람들. 학생증이나 사원증을 자랑스럽게 목에 걸고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회. 사실 그런 것들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주는 게 거의 없습니다. 자신의 전부인 양 그것들을 내걸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얼마나 자랑스러우면 그럴까 싶어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런 신분증에는 ‘나’라는 사람이 온전히 담기지 못합니다. 내가 어떤 색깔과 향기를 가진 사람인지, 어떤 걸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지. 신분증에 갇혀 정말 ‘나’라는 사람을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내가 아니어도 되는 것은 결코 내 꿈이 아닙니다. 오직 나만이 꿈꿀 수 있는 일, 나니까 꿈꿀 수 있는 일.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그것이 내 꿈인 겁니다. 그러니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