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빵이 필요해!
처음엔 동물권, 그러다간 식물도 좋아져서 식물에 대한 것으로, 결국에는 지구환경까지 관심의 폭이 넓어지던 중이었다.
덩어리 고기는 먹지 말라고 하면 참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는 환경, 동물권, 숲의 보존 모두를 위한 복합적 문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축산업이 축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에도 유제품이 그와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은 한참 나중에 알게 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부분이다. 먹기 위한 육류나 마찬가지로 모든 유제품 역시 농장에서 나오는 것을 왜 생각지 못했을까.
치즈 요거트는 천천히 줄여가기로 하고 우선 가능한 우유를 끊었다. 원래부터 라떼도 잘 안 마셨고, 우유는 좋아하지만 두유가 그만큼 맛있기에 상관은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간과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었다. 바로 빵. 두둥! 내 사랑 빵!
온갖 빵에는 버터 우유 치즈 계란이 잔뜩 들어가는 것이다.
동네에 하나 둘쯤 있다는 빵순이가 바로 나였다. 빵, 쿠키, 케이크를 못 먹다니 그것은 너무나 슬픈 이야기였다.
차마 쉽사리 끊어내지 못했다.
우유와 덩어리 고기와는 다르게 줄이기가 어려웠다.
빵은 내 사랑인데....
그러던 어느 날, 너무 좋아하는 카페에 빵을 사러 갔는데, 판매하는 빵 중 하나가 채식빵이었다. 아마 치아바타였던 것 같다.
아마도 처음 접한 채식빵은 아니었을 것이다. 은연중 통밀빵, 치아바타, 호밀빵 등 채식 빵을 먹어온 것 같다, 다만, 스스로 그것들이 비건 음식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을 뿐.
세상이 점점 바뀌는 건지 이제는 곧잘 채식카페, 채식 베이커리 채식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그리 찾기 어렵지는 않다.
동네 작은 카페부터 시작한 움직임은 이제 대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쳐 대기업에서도 비건 제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여전히 매우 모자라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이 조금 더 부지런히 변해서, 동네에 빠리바게트 하나씩은 있는 것처럼, 채식 베이커리, 채식 식당도 하나 정도씩은 있는 세상이 얼른 빨리 왔으면 좋겠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세상이 조금 더 살아가기 좋은 세상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