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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xtHaDes Apr 01. 2018

잠든 신과 영웅을 깨우려고 한다

하데스인터뷰:길이 끝난 곳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자의 이야기


개념해체작업


개념화 된 것은 개념概念의 원래 의미처럼 대략적인 것이기에 현상을 완벽히 담아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개념화 된 단어로 부터 실체를 해방하고 싶을 땐 필사를 선택 한다.

개념화 된 단어에 갇힌 실체를 풀어줘야한다. 가두는 힘이 클수록 해방 시 더 멀리 퍼져 나간다.

퍼져나간 크기가 곧 생각의 크기가 된다.


브런치에 첫 글을 쓰기위해 제일 먼저 해방시키고자 했던 것은 <소설의 이론> 서막이다.

함축적인 의미로 가득한 이 글의 해방을 위해 직접 쓰며 음소단위를 결합하고,

결합한 음소단위가 이루는 음절의 시각적 형태도 생각하며 틀리지도 않은 글을 다시 고쳐써봤다.


‘하늘이 갈 수 있고에서 갈의 [ㄹ]을 더 길게 늘여볼까, 더 가는 느낌이 들게’
‘별은 더 날카롭게 쓰여야해, 굉장히 밝았을테니 고대의 별은’


문장을 고치는 동안, 그 문장에 담긴 세상에 좀 더 오래 머무르게 된다.

결국, 비 효율적으로 조립되는 그의 서막은 눈으로 읽어 내려갈 때와는 다른 ‘읽기’의 경험을 나에게 선사한다.


해방을 위해 필사를 했다고 했다.

루카치는 ‘한글’ 체계를 활용해 서막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의도했던 경험에 다가갈 수 있다.

기표인 시니피앙은 다르지만 , 기의인 시니피에는 여전히 작동하며

그의 언어 체계에서 나의 언어체계로 시공간을 넘어 전이되기 때문이다.


신과 영웅의 이야기, 아득히 멀어 단순히 ‘고대’라 불리는 그 시절


처음 쓰는 서막이 아니다.

첫 번째 문장을 쓰기 시작 할 때, 이미 마음은 문장의 마지막을 향해간다.

모든 문장은 세계로 통하는 입구이며 그 세계는 내가 잠시 잊고 있던 그 세계다.

결국, ‘별이 길을 안내하는 시대’에 도달한다.


별이 총총한 하늘이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들의 지도인 시대,
별 빛이 그 길들을 훤히 밝혀주는 시대는 복되도다


마음만 먹으면 꿈이 이뤄지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야할 길을

명확히 지시해주는 조력자가 존재하던 그 시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이 시대적 규명은 신들의 이야기, 영웅들의 이야기가 끝났음을 인정한다.

헤라클래스가 12과업을 해결하며 ‘헤라의영광’을 드높이던 일과 같은 건

이제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시대임을 그 당시에 이미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신화와 영웅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기술혁신, 블록체인, 인공지능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개념화된 표현’ 4차산업혁명으로

가득한  현 시점에, 사람들은 왜 여전히 신과 영웅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것일까.

신과 영웅의 이야기는 과학문명이 자연법칙을 발견하기 전, 자연현상에 대한

위정자의 성명발표쯤이 아니었던가. 혹은 그 발표에 대한 시민들의 변주 정도가 아니었던가.




영웅은 정말 잠들었고, 신은 흩어졌을까


‘신과 영웅’ 이란 단어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비과학적인 존재를 가둔 것에 불과할까

‘신과 영웅’ 이란 단어에 갇힌 실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방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필사하면 ‘신과 영웅’을 해방 할 수 있을까

그 해방이 내게 가져다줄 경험은 무엇일까


내가 써내려갈 이야기는 ‘신과 영웅’을 깨워내는 여정이 될 것이다.

이미 종말을 고한 신과 영웅의 시대.

과학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빛나기에 미래로 갈수록 ‘신’과 ‘영웅’의 민낯은 더욱 드러날 것이다.

길이 끝난 지점에서 나는 다시 여행을 떠나려고한다.

갇힌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들리는 것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을 전하려고 한다.


필사의 끝에서 ‘신과영웅’을 만나지 못할 수도

혹은 ‘신과영웅’이 아닌 무언가를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여정이 목적이다. 가보지 않은 것을 그려낸 그를 흉내내며

여정이 목적인 것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그것이 프랑켄슈타인이라 할지라도

나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2018.04.01 모두가 거짓을 고하는 이 날, 나는 거짓같은 진실을 고하는 바다.

잃어버린 지위를 회복하려한다.





NextHades

보이지 않는 것들의 지위가 회복되길 꿈꾼다.

케르베로스와 함께 인식 아래에서 숨죽인 그들의 권위를 회복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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