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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jin Kim May 11. 2018

스페인이 낳고 프랑스가 키운 화가 파블로 피카소

'나는 결코 어린아이처럼 데생을 그리지 않았다. 난 12살 때부터 이미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렸다.' 

1881년 스페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1973년 생을 거두었던, 스페인이 낳고 프랑스가 키운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전기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천재라 해도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거장! 바티칸 투어에서 미켈란젤로와 함께 중심을 잡고있는 우리의 라파엘로인데 말이라도 너무 쉽게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미술에 대해 접해보지 않은 그 누구라도 피카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세기 화가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한 화가인 것은 맞지만, 사실 그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어렸을 때 저런 그림 그렸던 거 같은데..'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라파엘로처럼 그리기 위해서는 4년이 걸렸지만,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서는 평생이 걸렸다.'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하면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예술성을 간직할 수 있느냐 하는것이다.' 

등의 말을 남기며 어떻게든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예술을 하고자 오랜 세월을 바쳤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 어린아이의 그림과 같은 입체주의(cubism)만으로 피카소를 말할 수는 없다. 이외에도 매우 다양하고 매력적인 화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입체주의 이후에 피카소의 고전주의 화풍에 영감을 주었던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전거나라 가이드들과 손님들이 매일 아침 떠나는 바로 그것, '여행'이었다. 

여행의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가지는 것이라고 했던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파블로 피카소는 그의 예술적 삶에 새로운 시야를 가져온 '진짜 여행'을 떠난다.


1917년 2월 스페인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이탈리아 땅을 밟았다. 그에게는 처음오는 나라였지만 발레 공연의 배경을 그려달라는 그리 탐탁지 않은 의뢰때문에 찾은 곳이기에 그다지 유쾌한 시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인생을 짧고 예술이 길다는 말을 조금 바꿔 여행은 짧고 그 여독은 길었다. 로마와 나폴리에서 보낸 약 2달 간의 시간은 이후 10년간 그에게 새로운 화풍을 가져올만큼이나 강렬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나 2017년, 이번에는 로마가 피카소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전시를 열었다.



1917년 2월 피카소는 한 프랑스 작가의 새로운 발레 공연을 함께 준비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으로 처음으로 이탈리아 로마를 찾는다. 당시에도 잘나가는 화가이긴했지만 그에게도 연극 무대 연출 및 디자인은 처음 맡아보는 일이었기에 로마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 아마 2달을 조금 넘게 지난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은 그의 공적인 화풍뿐 아니라 사적인 일상에도 중요한 기점이 될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로마와 나폴리에서 경험한 밝고 강렬한 삶의 색채는 그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 잡아 입체주의를 넘어서 1900년대 초반 고전주의 작품을 그리는 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고전음악, 특히 La Flute de Pan 판의 피리를 그림으로 옮기고자 노력하였는데 이는 이탈리아 여행이 그의 화풍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또 한번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결국 인생은 사랑이라고 하던가. 무용가 올가 코클로바 사랑에 빠지며 그녀는 매혹적인 뮤즈와 사랑스러운 아내로서 피카소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다. 







이탈리아에서 대부분 발레 공연 'Parade'의 의상 및 무대 디자인을 하는 데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길거리 어릿 광대들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전시실 거의 마지막쯤에 위치했던,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 




1917년 Parade 발레 공연에 설치되었던 작품은 10x16m에 달하는 크기로 바르베리니 궁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퀴리날레 궁 박물관에서는 설치과정을 담아놓은 비디오가 상영중이다. 


더불과 당시의 발레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발 끝으로 서있는 아찔한 모습을 보지 못해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꽤 오랜 시간동안 앉아있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거장답게 여행을 마치고 8년 후, 1925년부터 그의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또한번의 변화를 가진다.


92년의 삶 가운데 약 70여년 유명인의 삶을 살았다고하니 성공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길었던 인생만큼 본명도 굉장히 길다.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후안 네포무세노 마리아 데 로스 레메디오스 크리스핀 크리스피니아노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 마르티르 파트리시오 클리토 루이스 이 피카소 (Pablo Diego José Francisco de Paula Juan Nepomuceno Maria de los Remedios crispin Crispiniano de la Santisima Trinidad Martyr Patricio Clito Ruiz y Picasso).. 다 생략하고 앞 뒤만 따서 파블로 피카소


이번 전시에서는 파리, 뉴욕, 런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도쿄, 베를린, 바젤 등 세계 각 도시의 미술관에서 대여해온 피카소의 대작들을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해질녘에 찾으면 퀴리날레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고요하게 내려앉은 로마의 풍경, 베드로 성당의 모습까지 담아갈 수 있다.



피카소/ 입체주의와 고전주의 1915 - 1925

2017.09.22 - 2018.01.21


전시 위치

퀴리날레 궁 박물관 

Scuderie del Quirinale, Roma


전시 시간

일요일 - 목요일 아침 10시 - 오후 8시

금요일, 토요일 아침 10시 - 저녁 10시 30분

폐장 1시간 전부터 입장 제한


티켓 가격

만 18세까지 무료 입장

만 26세까지 13유로 

성인 15유로 

*오디오 가이드 포함 (영어, 이탈리아어)

*토요일, 휴일. 가이드 투어 가능 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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