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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콜요청금지 Mar 18. 2024

TMI: 정보가 너무 많아서

아는 것은 힘이지만 무지는 축복이다

정부의 정보공개 방침을 설계하는 행위가 항상 이로운지, 얼마나 이롭거나 해로운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보공개 요구가 언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을 설명하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나는 안 읽었지만)인 <넛지>의 공저자이기도 하고,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규제 정보국 국장으로도 일한 적이 있는 하버드 로스쿨 교수인 캐스 R. 선스타인이다.


책에서는 정보 공개를 위한 정보 수집과 관리 절차 비용이 발생하고, 또는 공개된 정보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며, 심지어 아무에게도 이롭지 않거나 해롭기까지 한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정보 공개의 비용과 이로움을 고려하여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공개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비교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조차도 다양한 사고 편향과 무지로 자신이 얻게 될 이득이나 피해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며, 예측된 경제적 또는 쾌락적 효과만으로는 판단 기준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도 존재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주님, 제게 정결함을 내려 주소서, 내일요>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편향적인 사람들은 으레 이렇게 말한다. '내게 위험 요인을 알려주세요. 내일요'. 사람들은 단기적으로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 대가가 뒤따르는 활동에 참여하는 문제를 고려할 때마다 중요한 정보에 대한 확인을 뒤로 미루려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를 슬프거나 화나게 만들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 <1장 아는 것은 힘이지만 무지는 축복이다> 중에서
우리가 보았듯이 사람들은 자주 쾌락적 효과와 무관한 이유로 정보를 원한다. 정보의 도구적 가치 - 알고 나면 분명히 우울해질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정보를 이용하면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원할 때처럼 - 를 떠올려보라.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은 그로 인해 자신이 불안해지거나 우울해지더라도 의심의 여지없이 도구적 가치 때문에 소셜 미디어를 애용한다. 유인은 확실히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그중 상당수는 관련 정보를 전혀 활용할 수 없음에도 가족이나 친구 또는 세상일을 알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히 행복하거나 충만한 삶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아무런 도구적인 가치가 없더라도, 쾌락적인 가치가 전혀 없더라도 그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
- <6장 페이스북에 대한 평가> 중에서


제목은 심플하지만 의외로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 자체가 좀 어렵다. 그래서 번역이 쉽진 않았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이따금 등장하는 직역된 문장 때문에 흥미로운 책의 내용에 몰입하려다가도 집중이 깨지곤 해서 ㅠㅠ 아쉬운 책이었다.    


예를 들면 아래 같은 단락에서 "겸손한"이라는 형용사 선택.. 원문의 단어는 humble이었으려나? 무생물인 효율성이 겸손하다는 게 무슨 의미인 건지 바로 와닿지가 않는다.

다른 일반적인 규제와 마찬가지로 서류 작업과 관련해서도 비용 효율성과 비용 편익 분석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용 효율성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비용이 드는 방식을 채택하도록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비용 효율성은 겸손한 개념이며, 논란의 여지도 적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용 효율적인 부담일지라도 비용 편익 분석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 <7장 슬러지> 중에서

흥. ChatGPT 너도 별로다.

나라면 "소극적인"이라는 표현을 제안해 봄.


정보는 사회의 최하층에 위치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생명을 구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잘못된 추론을 유도함으로써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신 증거들이 암시하는 바에 따르면, 칼로리 표시는 좋은 발상일 수 있는 반면에 유전자 변형 식품 표시는 거의 확실하게 나쁜 생각이다. 특정한 결론은 의무적인 정보 공개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를 탐구해야 한다는 주장보다 덜 중요하다.

마지막 문장이 잘 안 읽혀서 문단을 세 번쯤 다시 읽었다... 원문이 별로인 걸까 번역이 별로인 걸까, 둘 다인 걸까. 그런데 한글 문장을 읽고 영어 문장이 너무 잘 추측되는 걸 보니 그냥 직역이기 때문이 확실한 것 같음.


(책의 커버나 만듦새인 하드웨어가 더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표지가 너무 명확하고 예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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