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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oung Lisa Yi Jan 27. 2016

오덕, Oh! Duck!

베를린 게임 개발자와의 인터뷰


베를린 청년 두 명이 제작한 모바일 게임 ducklings 는 수많은 스타트업 게임 개발사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 속에 차별성을 지니지 못하고 사장 위기를 맞이한다. 그 후, 실패의 쓴 맛을 안고 떠나간 여행지 서울. 그 곳에서 만난 한 한국인 청년의 취중 아이디어에 구원을 받아 한국 앱 스토어 무료 게임 1위의 영광을 얻게 되는데...

ducklings (한국 앱 스토어 내 명칭: Oh! Duck!) 게임 개발자들의 성공기와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다.  



베를린에 가면 그동안 직장 생활을 핑계로 미뤄두었던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 개인 채널을 활발히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우연찮은 기회로 그 첫 발을 뗀다. 우연찮은 기회는 지난 주 페이스북을 통해 본 한 기사를 통해 시작되었다.

(원문보기)


내용인즉슨,


-베를린의 두 청년, 게임 ducklings 개발


-공개 후 반응, 폭망


-폭망 후 서울행 비행기 오름


-이태원 바에서 한국인 청년 조우, ducklings 소개


-한국 청년, 게임 타이틀에 문제 제기

"ducklings 말고 오-덕! 이라고 해봐!"


-귀향 후 게임명 Oh! Duck!으로 수정


-한국에서 게임 다운로드 수 점진적 상승


-한국 청년의 한 친구 '오늘의 유머'에 해당 내용 게재


-Oh! Duck! 성공기가 입소문 나기 시작


-한국에서 게임 다운로드 수 수직 상승


-한국 위키 뉴스, SBS에서도 소개


-한국 모바일 무료 게임 앱 1위 등극 (1월 셋째주)   



내게도 역시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현재 거주중인 베를린의 청년들과 한국이 긴밀하게 연결된 이야기였고 예측 불가능한 지점에서 발생한 인터랙션과 그 효과를 목격하면서 말이다. 게임이라고는 더 이상 관심도 두지 않던 내가 이렇게 Oh! Duck! 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무슨 오지랖에서인지 그들에게 연락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락했다. ㅋㅋㅋ  


안녕? 나 한국 사람 이소영. 너희 성공기를 읽었는데... 블라블라~ 너무 흥미로워! 블라블라~ 나도 베를린 거주 중이고... 블라블라~ 홍보에 도움될 거야, 나랑 인터뷰 할래? 응?   


그리고 지난 주말, 두 개발자 Sven과 Johan에게 (우리 이제 이름 말하는 사이, 친구 사이) 고맙다는 답변이 왔다. 바쁜 와중이라 직접 대면은 힘들 것 같고 서면 인터뷰로 진행 확정. 사진도 직접 찍고 마음 속 작고 고운 사심도 내비치고 싶었건만. 바쁘다고 하시니 제가 한 발 물러납니다. 뉘예뉘예~   

아래는 서면 인터뷰의 내용을 한국어 의역한 내용이다.



Oh! Duck! 개발자들, Berlin (사진 출처: Sven Schmidt)

Soyoung: 언제, 어떻게 오덕 게임 기획하게 됐어?

Sven: 2015년 3월, 그러니까 내가 한국 여행을 가기 전이지. 내 친구 Johan이 모바일 게임 하나를 만들 계획이었어. 우린 개발자들이긴 했지만 게임 개발을 해 본 적은 없었거든. 귀여운 오리 캐릭터로 뭔가 재미난 것을 만들 생각이었고 한달 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봤지. 이 때는 내가 서울로 여행을 떠나기 전이야.


Soyoung: 그런데 왜 오리 캐릭터임?

Sven: 그냥 좋아서. 웃기고 귀엽잖아.


Soyoung: 왜 하필 서울이었지? 내 생각엔 서울 말고도 중국, 일본, 태국같은 곳도 있는데.

Sven: 사실 한국에 가는 건 전부터 내 꿈이나 다름 없었어. 학생 때 스타크래프트를 종종 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스타를 짱 잘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 그리고 유럽에서도 좋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었고 한국 역사에 대한 다큐도 봤었어. 그 때 난 직접 한국을 가보고 어떤 곳인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지. 서울 가는 티켓은 2015년 초에 예매한거야.


N Tower에서, Seoul (사진 출처: Sven Schmidt)


Soyoung: 서울로 여행갔을 때 어떤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을지 궁금해.

Sven: 서울이 세상 얼마나 크던지! 난 그 점이 제일 인상적이더라고. 남산 서울 타워에 올랐을 때 도시 끄트머리를 도무지 볼 수가 없는거야. 그렇게 큰 도시는 유럽에 없잖아. 그리고 서울 사람들도 흥미로웠어. 한국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진짜 수줍어하는 것 같아. 그런데 한 30분 가량 알고 지내고 나면 너무 호탕한거지. 사람이 180도 완전 변해. 특히 맥주, 소주만 마셨다 하면. :)

(푸하하!!!)


Soyoung: 주로 일 안하고 쉴 때는 뭐해?

Sven: 조깅하는 거 좋아하고 체육관에 가기도 해. 비디오 게임하는 것도 좋아하고. :)


Soyoung: 베를린에서 좋아하는 곳 같은 거 있어? 카페나 바나 가게나 뭐 어디든.

Sven: 좋아하는 바같은 건 말하기 어려울 듯. 왜냐하면 베를린에 너무 괜찮은 바들이 많으니까. 그 밖에는 Dolores Burritos랑 고고기 좋아해. 일할 때는 Betahaus. 거긴 우리 오덕의 탄생지이기도 하지!


Soyoung: 오덕이 랭킹 1위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어? 가령, 사람들이 (나처럼) 너한테 연락해서 인터뷰하고 싶어하거나,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거나, 주량이 더 늘었다거나, 아무 변화도 없다거나. ㅋㅋ

Sven: 전에는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을 따로 찾으려고 했었어. 지금은 하루 종일 허구헌날 오덕만 붙잡고 일해. SBS, JTBC, Battlecomics 같은 데랑 다른 웹사이트 같은 데서 인터뷰 요청도 물론 있었고. 한국 스타트업 투자자들한테 이메일도 많이 받았고. 그리고 오덕 팬들한테 이메일이랑 트윗도 수없이 받아. 심지어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하는 14살 짜리 아이한테도 메세지를 받았어. :)


Soyoung: 새로운 게임 개발도 생각하고 있어?

Sven: 한국 팬들 타겟으로 마케팅을 좀 해볼 생각이야. 지금 한국에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랑 협의 중이야.


고기 반찬, Seoul (사진 출처: Sven Schmidt)

Soyoung: 마지막으로 오덕 팬들에게 인사 부탁해.

Sven: 한국 팬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께 오덕이 관심을 얻게 된 건 정말 큰 행운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 한국 방문하면 우리 같이 맥주, 소주 마셔요. :)



필자는 베를린에 거주한 지 5개월 차의 전직 마케터 현직 콘텐츠 에디터다. 사진에 매료되어 개인 프로젝트 및 전시를 진행 중이며, 독일-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기획, 제작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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