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니며 대학원 다니기
간호사로 9년 차 정도 됐을 때,
근무하는 부서에서 상사와 고연차의 괴롭힘, 동료의 정신 나간 행동 등에 의해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졌을 때 뭐라도 해야 살겠다 싶어 고민하다 결정했던 대학원가기.
1. 대학원 가야겠다 어디 가지
2. 대충 심리학과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3. 뭘 준비해야 하지
나에겐 학벌이고 가방끈이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삶의 환기가 중요했기에 그래서 너무나 대충 정하고 갔던 대학원.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심리학과 대학원 가야지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아 졸업하기 전 정리해서 적어본다.
1. 대학원 고르기
대학원 가야지라고 생각했을 때 나는 일반대학원 / 특수대학원이 있는 줄도 몰랐던 진짜 말 그대로 대학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어느 대학원을 갈지도 결정 못 했던 사람으로 좋아하던걸 쭉 나열해 보고 그 안에서 가는 걸 결정하기로 정했는데
간호학 : 간호사가 지겨워 죽겠는데 돈이랑 시간이 남아 돌아서 이걸 선택하나.
미술사학: 미술 관련 서적들 읽고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함. 친한 오빠가 이야기했다. 집에 돈 많고 여유 넘쳐야 가는 곳이라고.
철학 : 철학 책 읽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재밌어 보여서.
심리학 : 마찬가지로 저 인간 왜 저러나 생각하는 걸 좋아하고 재밌어 보여서.
좋아하고 나중에 어떻게라도 이용할 수 있는 걸 고려했을 때 ‘심리학’이 적절했다. 공부하는 게 너무 재밌을 것 같으면서 나중에 자격증 따서 간호사 그만두고 밥벌이도 할 수 있니까.
직장 생활하며 다닐 거라 생각했기에 특수대학원으로 골랐고 어차피 돈 쓰는 거 서울에 있는 대학원을 가기로 해서 추려보니 사실 몇 곳이 없었다.
(나는야 부산 옆에 사는 지방인)
1. 카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2. 한양대 상담심리대학원
대충 알아본 바 가톨릭대가 자격증을 따기에도 수업 구성과 실습 같은 것들도 잘 되어있었고 수업 구성이 좋아 보였다. 한양대는 그다음이었다.( 한양대는 입학 전 검색했을 때 경쟁률이 50:1인가 점점 높아진다는 뉴스 기사를 봤었다. 사람들이 적어놓았던 글에 의하면 학교 타이틀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렇게 카톨릭대와 한양대 두 곳에 원서 쓰기로 정했다.
( 이렇게 대충대충 결정해서 나중에 미쳤다 싶은 일이 생기긴 했지만 인생의 그 어떤 선택도 다 도움이 되기에 괜찮다. 다 나에게 경험이야.)
2. 대학원 시험 준비하기
대학원 가야지라고 마음먹었을 시점이 6월 하반기 원서접수는 이미 끝난 시점이었기에 다음 해 상반기에 원서접수를 하는 걸로 정했다.
특수대학원이었기에 영어시험이나 영어 자격 조건은 없어서 마음이 좀 편했는데 찾아보았을 때 면접 + 전공시험을 준비해야 해서 보통 6개월 이상 준비하는 기간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고, 재수 삼수까지 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해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 정도 남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 건 다행인 건데 남은 6개월 동안 내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 막연했기에 찾아보니 세상엔 없는 게 없는 건지 대학원 입학까지 같이 준비해 주는 업체들이 있었는데, 중고 시절 의대 준비, 인 서울대학 준비 업체들이 있는 건 봤어도 대학원 준비업체가 있다는 걸 또 처음 알았다. 대학원 가려고 마음먹은 그 시점 피부과도, 옷 사 입는 것도, 여행도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에 업체에 연락해서 결제하고 대학원 입학 준비를 시작했다. 세상엔 역시 뭐든지 다 있고 난 돈만 있으면 된다.
이 신기한 대학원 입학 도우미 업체는
- 상담 심리대학원 입학시험 준비 및 면접 도움
- 원서 작성 시기 알려주기
- 입학 자기소개서 및 연구계획서 작성 조금 도움
역할을 했는데 이제 와서 보면 이렇게까지 돈 주고 안 했어도 됐다는 걸 알지만 그때는 대학원에 대해 알려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기에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대학원 입학 도우미를 선택했겠지.
도움받았던것 다 적어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