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ignotant Jan 08. 2024

MZ세대간호사에 대하여

낀대가 바라보는 몇몇의 요즘 간호사들에 대하여

연차순으로 되어있는 근무표의 허리즈음 위치해 있는 10년 차 간호사다.

나이차이로 봤을 때 연차 선생님들과 내 나이 차이보다 아래 선생님들과 나이 차이가 더 작지만 내 아래로 느껴지는 2-3년의 차이는 위로 10살 많은 연차 선생님들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라떼를 말하는 올드들이 왜 저러나 싶었던 적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도 이제는 라떼를 말하는 그들의 마음을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시작하며 요즘 애들은 왜 이럴까 내가 꼰대에 시대에 적응을 못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하게 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알게 된 건 그냥 나는 조선시대 유교 선비 개꼰대라는 거다.( 빠르게 인정. )


암튼 악의나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매도하며 욕하기 위한 적는 글이 아니다. 몇몇의 젊은 간호사들이 하는 행동에 대한 순수한 의문과 그들이 업무 시간동안 하는 행동에 대해 느껴지는 불편감이 시대가 변해가며 받아들여야 하는 행동인데 내가 아직 그런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수없이 고민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궁금해서 적어보는 글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과 내가 바라는 행동은 기본과 상식, 예의와 배려 어느 선에 있는 걸까.



아주 사소한 것, '불편하게 느끼는 내가 문제다.'라고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부터 시작으로 적어보고자 한다.


1. 풀고 다니는 머리에 왕리본들

네이버에서 검색해서 들고온 사진

머리망으로 시작해서 어느 날 시작된 두발자유시대 간호사가 되었다.

긴 머리일 경우 하나로 묶어 근무하는 게 맞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풀고 다니며 다양한 헤어핀과 왕리본을 꽂고 근무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간호사 두발자유시대에 근무하며 내 머리 내가 어떻게 하든 뭔 상관이냐라고 말할게 분명하다. 10년 전 붉은 머리, 노란 머리 염색 하는 간호사들을 보며 윗 연차 선생님들이 느꼈던 마음이 이런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여자 의사들은 머리 풀고 다니는데 우리는 왜 묶어야 해라고 한다면 그 또한 그렇지 내가 간호사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대나 하는 생각이 든다.


2. 화려한 네일

젤네일을 하는 간호사선생님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래에 보이는 이런 기본네 일하는 건 자신의 기호라고 생각한다.

아무 문제 없는 클린 앤 깰끔
여기서 부터 신경쓰이는 네일1.
문제의 네일 2
문제의 네일 3

라떼는 간호사 네일이 가능한 건 발톱네일뿐이라 여름 되면 누가 어떤 예쁜 네일을 했나 서로 이야기하는 재미가 이었는데 어느 순간 손톱 네일이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 보라, 파랑, 하늘색, 비즈에 리본네일이 등장하고 있다. 외래간호사 거나 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면 뭐 또 그렇나 생각할 텐데 종합병원 내과 정형외과에서 이런 네일..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수샘도 윗 연차 선생님도 요즘 애들에 적응해야 한다 생각하시는 건지 따로 말하지 않으신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올드들 중에서도 저런 화려한 네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저 선생님은 하는데 왜 저는 왜 안 되나요? (요즘 신규와 저연차 선생님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생각해 보면 할 수 있는 말이 없지 않나.


3. 이부자리 정리

삼 교대 밤근무 하는 동안 우리는 1시간 정도의 쉬는 시간이 있는데 보통 이불을 펴고 교대로 1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나오게 된다. 보통 연차순으로 낮은 연차가 먼저 쉬고 온 다음 내가 쉬게 되는데 내가 쉬러 간다고 들어가 보면 거의 대부분 몸만 빠져나온 상태다.

진짜 이렇게 몸만 빠져나옴
거의 모든 날 이렇게 되어 있음

집에서는 저렇게 해도 전혀 상관없지만(우리 집은 엄마아빠에게 잔소리 폭풍 들음) 여기는 직장인데 다음번 사람이 쉴 거라는 걸 생각하고도 저렇게 나온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 놓는 게 언젠가는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해놓고 나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이렇게 해놓길 바라지는 않는다.
이렇게 그냥 다음 사람이 쉴 수 있게 그대로 펴 놓는건 상식이 아니라 예의고 배려인걸까

다음 사람이 그 자리에 그대로 쉬러 올건데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라는 화장실 문구처럼 내가 떠나고 다음사람이 이 자리에 자러 올 텐데 자리 정리만 조금 해놓고 나오는게 기본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저연차 선생님들이 저렇게 몸만 빠져 나오시기에 개인주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오리가 된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이부자리를 정리해 놓고 나오는건 그건 기본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로 한 행동인걸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4. 젖은 신발 테이블에 올리기

젖은 신발, 젖은 장화 젖은 우산을 바닥이 아닌 테이블위에 올려두는건 왜 그런걸까.

새 신발이 아닌 장마철 출근하며 신고온 장화를 그냥 테이블 위에 두는데 한번이 아닌 장마철 내도록 반복해서 하기에 "젖은 신발은 바닥에 두는게 맞지 않을까?"라고 이야기 하며 장화를 바닥으로 내렸다.


젖은우산펴서 말리는것 처럼 젖은 신발도 위에 올려 말리려는걸까


5. 에어팟 끼고 일하기

환자분 잠시만여 이제 말씀하세요

에어팟을 끼고 일해야 일의 능률이 올라가는건 간호사도 동일한건지 에어팟 끼고 일한다.

환자가 앞에 오면 에어팟을 빼고 저렇게 환자를 바라보신다.


 ekg 알람 들리는지 모르겠다.




쉽게 누구에게 뭐라 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말을 하기전 수없이 내가 이걸 말하는게 맞는건지, 내가 꼰대라 내가 너무 예민해서 내가 너무 늙어서 시대에 따라가지 못해 이런 마음이 드는걸까 수없이 수없이 고민한다. 나도 타인이 나에게 뭐라 하는게 듣기 싫고 그게 아무리 맞는말이라고 해도 그 순간은 기분이 나쁘니 최대한 고민하고 필요한 것들만 감정빼고 사실만 전달하려 노력한다. 연차가 어리고 나이가 어리더라도 같은 동등한 직장인이니까.


그렇게 수없이 고민고민하다 이야기를 한다.

"네일은 좋은데 다음에는 튀지 않는 색으로 하는게 어때?"

" 앞으로 이부자리 정리는 하고 나오자. 이상태로 뒷사람이 들어와서 보면 좀 그렇지 않을까?"

" 공용 음식은 작은 그릇에 먹을만큼만 덜어 먹는게 좋을거같은데. 이렇게 김치 먹으면 김치 다 쉬어서 변할거야."

"젖은 신발은 테이블이 아니라 바닥에 둬야하지 않을까? 누가 여기 물건 올리면 물건까지 다 젖을거같은데?"


생각해보면

올드 중 누군가가 에어팟을 끼고 일하고 있고

올드 중 누군가가 파츠 가득한 네일을 하고 있다.


올드는 되고 우리는 왜 안돼요? 라고 한다면 뭐라고 말할수 있을까


결론은 그냥 나나 잘하자다. 나는 내 기준에 맞게 행동하자.

누군가에게 뭔가 잘못된 행동을 말 할수 있으려면 내 행동이 누구보다 발라야 한다 생각한다. 내가 문제 덩어리면서 누구에게 가르치려 하는건 듣는 사람도 어이없을 행동이니까.그리고 알아서 잘 하는 저연차 선생님들은 매너리즘 빠져 엉덩이 무거운 나보다 더 꼼꼼하고 일을 잘 챙겨서 한다. 그렇게 알아서 잘챙겨주는 저연차 선새님들에게 항상 고맙다.


나부터 잘하자.

나부터 돌아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1. 상담심리대학원 고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