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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뉴 Mar 11. 2024

안녕하세요! 브런치 음악다방 일일 DJ 지뉴입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트 테스트!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브런치 음악다방' 진행을 맡게 된 DJ 지뉴라고 해요~

오늘은 제가 생애 처음으로 음악다방 DJ를 하는 날입니다. 처음이 늘 그렇듯, 지금 이 순간도 살짝 긴장되지만,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듯 설레기도 하네요. 이렇게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거겠죠?



감사하게도,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 주신 분이 있어요. 먼저 그분을 잠시 소개하고, 오늘의 음악다방을 시작하도록 할게요. 제가 흥미로운 경험을 하도록 큰 역할을 해주신 분인지라 그냥 지나쳐 가기가 힘드네요, 하하. 그분은 바로, 덕질계의 고수라고 소개드릴 수 있는, '세온' 작가님입니다. 브런치에는 넓고도 깊은 취향과 지식을 갖춘 분들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세온 작가님도 그 세계에 속한 이들 중 한 분이에요.



자신을 '애호가'라고 소개하는 세온 작가님은, 이곳 브런치에서 일 년 넘게 본인의 '별별 덕질'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써오고 있는데, 그 레퍼토리라는 것이 참으로 다채로워, 최신 케이팝 아이돌에서부터 고전파의 대가 베토벤에 이르기까지,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대중추리소설에서 시작해, 단편소설의 대가인 레이먼드 카버, 철학자 에리히 프롬, 저는 듣기만 해도 골치 아픈 카뮈의 사상에 이르기까지, 섭렵하지 않는 분야가 도대체 무얼까 싶을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요. 저는 브런치에서 작가님이 열심히 공부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전해주는 콘텐츠들을 주워 삼키며 맛있는 지식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고요.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세온 작가님에게서 처음으로 노래 추천 요청을 받았어요. 워낙에 케이팝 아이돌에 정통한 분이라, 제가 신선하게 소개해드릴 만한 곡이 무에 있을까, 살짝 주저도 되었지만,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원하시니 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왔어요. 음악을 들을 때는 무턱대고 감상적인 사람이 되는 저인지라, 깊이 있는 소개는 하지 못할지라도, 개인적인 경험과 느낌을 솔직하게 담아, '이 곡 한번 들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끔 추천을 드려볼까 합니다.



때마침 창밖으로 곧 비라도 내릴 듯, 구름이 낮게 깔려 있네요. 분위기 좋은 재즈바에서 들으면 좋을 것 같은 곡들이 지금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사실, 제가 방탄소년단에 처음 이끌렸던 건 그들의 남성적이고도 강렬한 '퍼포먼스' 때문이었어요. 마음을 위로하듯 다가오는 그들의 가사에 감명을 받고 덕후가 되었다는 분들도 꽤 계시지만, 저는 '다 때려 부술 것 같은' 그들의 춤사위에 위로를 받았더랬죠. 뒤늦은 사춘기가 찾아왔는지, '싹 다 불태워라!'라는 소년들의 반항적이고 저돌적인 목소리에 어우러진 칼군무에 그만 ‘뻑'이 가버렸어요. 앗, 표현이 다소 저급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이쯤에서 바로 추천곡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가야겠어요.



오늘 추천드릴 곡은, 방탄소년단의 <House of Cards>입니다. 제 소설 <나는 아미입니다>에서도 잠시 언급되는 곡인데요, 퍼포먼스 위주의 방탄소년단 곡에만 익숙한 분들이라면, 보컬 위주의 이 곡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이 곡을 부를 때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라고는 그저 마이크 잡은 손의 여린 움직임과, 곡의 리듬에 맞춰 살포시 흔들리는 몸짓 정도밖에 없으니까요. 보컬 중심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랩라인인 알엠, 슈가, 제이홉의 모습은 볼 수가 없고요.



그러나, 노래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곡이라는 장점이 있어요. 고음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훌륭한 'R&B' 싱어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는 정국, '에지' 있고 해맑으면서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느다란 하이톤의 음성을 자랑하는 지민, 섹시하면서 묵직하게 깔리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뷔', 담백하고도 진솔한 맏형 의 가창력이 적절하게 교차하며 분위기 있고 매력적인, 방탄소년단만의 알앤비를 탄생시켰어요.



곡 중간, 정국이 불현듯 가사 없이 음으로만 부르는 재즈가 들어가는 소절은, 같은 곡 내에서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케이팝의 특성을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So bad'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가사도, 살포시 땀으로 젖은 멤버들의 머리칼도, 어두운 재즈바를 연상시키는, 나른하고 아련한 무대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라이브 영상 무대 뒤 화사한 꽃들이 보이시나요? 이 곡은 방탄소년단의 <화양연화> 시리즈에 속해있어 무대 세팅에도 활짝 핀 꽃들이 활용되고 있어요. 여러분은 지금 ‘화양연화’를 보내고 계신가요?



혹여, 정국에게 초점을 맞춘 팬들의 직캠 영상을 보시게 되면, 소년 같은 외모에서 기대하지 못한, 과도하게 뿜어져 나오는 관능적 매력에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정국은 스스로의 매력을 몹시 잘 인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흐느적거리는 몸짓, 열창하는 얼굴을 찬찬히 훑으며 떨어져 내리는 한 방울의 땀,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지그시 뜬 눈을 하고서는 혀로 슬며시 입술을 훔쳐내는, 저, 저 도발적 자태…!’ ‘옴마야~!'라는 탄성에 뒤이어 숨이 멎도록 만드는, 몹시도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네요. 이러한 지경이니, 퍼포먼스에 홀려 방탄소년단 덕후가 되었던 저조차도, 퍼포먼스 위주가 아닌 노래에도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어요. 아니, 어쩌면 이 모든 것을 퍼포먼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도 같네요, 하하.



오늘 같이 분위기에 푹 젖어들고픈 날, 핏빛처럼 붉은 와인 한 잔에 곁들어 들어보면 좋을 곡입니다.

그럼, 세온 작가님의 신청으로 오늘의 추천곡, 방탄소년단의 <House of Cards>를 라이브 영상으로 감상해 보겠습니다.

뮤직, 스타~트!

https://youtu.be/oDLXVbP3CQc?si=V8U-qmFaQoBv3qy4

<House of Cards> 라이브 실황

 첫 곡, 잘 들으셨나요?

<House of Cards>가 듣기에 좋으셨다면, ‘황금막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정국의 자작곡 <Still with You>도 함께 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이 곡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기념일을 맞아 정국이 팬들에게 선물한 곡이에요.



눈을 감고 이 곡에 귀를 기울이면, 비 오는 밤, 사랑했던 누군가를 가슴 아리게 떠올리며, 멀리서 아스라이 비쳐드는 가녀린 불빛에 의지한 채, 몸부림치듯 홀로 춤을 추고 있는 한 청년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바닥 위를 유영하는 그의 맨발 아래 박힌 굳은살과 애처로운 뒤꿈치에 제 마음의 시선이 머무릅니다. 에어컨에서 나지막이 울려 나오는 소음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처절한 외로움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그의 마음이 묻어 나오는 듯하네요. 문득 궁금해져요. 청년은 이 비가 그친 후, 밤새 춤을 춘 지친 몸과 젖은 발을 이끌고, 진정 사랑하는 사람 곁으로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을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이 순간, 한 번 더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두 번째 기울이는 한 잔의 와인과 함께, 정국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Still with You>에 귀를 내맡기면, 굳어있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실 거예요. 어쩌면 창밖의 빗소리와 함께 눈물 한 방울이 또르르 볼을 타고 흘러내릴지도 모르겠고요.

비극적 인생은 싫지만, 삶의 페이소스가 담긴 예술 작품 앞에서는 무장해제되어 버리는 저인지라, 단조풍의 곡을 접하면 마음의 벽이 급격히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요. 혹, 여러분도 그러한가요?



불현듯 감성이 차오르며 울컥하는 마음이 되네요.

그럼 저는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물러가야겠어요.

지금까지, 몹시도 감성적인 DJ, 지뉴였습니다.

모두들, 애절하고 감미로운 정국의 <Still with You>와 함께,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마음껏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x1tAVUAs4Kc?si=vYk4Tq7A2ZP6EkeA

<Still with You>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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