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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10. 2024

중년 이후 글쓰기 좋은 공간 5곳

 많은 사람이 물어본다. 어디서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처음에는 이 질문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아무 곳에서 쓰면 되지 않냐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공간이나 장소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냥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온통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집에서 따로 쓸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지금 집에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아파트는 방이 3개였다. 장인어른을 모시고 살았던 시절이라 주로 잠을 자는 안방과 아이들 방, 장인어른이 혼자 쓰시는 방으로 쓰고 있었다. 거실과 베란다 사이에 작은 책상을 놓고 글을 썼다. 아니면 가끔 아이들 방 책상에 노트북을 놓고 원고나 블로그 글을 쓰기도 했다.      


지금 집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9년 동안 살았던 아파트에서 <모멘텀>부터 <닥치고 글쓰기>까지 개인 저서만 총 9권을 집필했다. 물론 수천 개의 블로그 글과 10 여권의 전자책 등도 같이 썼으니 수많은 시간을 작은 책상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덕분에 자세도 많이 좋지 않아 고생하기도 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책상을 놓고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고 있다. 물론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는 공간이지만, 밤이 늦거나 아침 일찍 시간에는 혼자 자유롭게 사용한다. 조용히 생각하면서 타자 치는 소리가 고요하다. 이 공간이 글을 쓰기에 나에게는 이제 가장 좋다.      


중년이 되면 무조건 글을 써야 한다. 앞으로 남은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고, 지나온 과거를 다시 정리하기 위해서 글쓰기만큼 좋은 일이 없다. 그런 글쓰기를 자신이 원하는 공간에서 시작하면 더 좋지 않겠는가? 오늘은 글쓰기 좋은 공간 5곳을 내 마음대로 추천한다.      

첫째, 도서관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2015년 초 매주 주말이면 동네 도서관에 갔다. 크지 않았지만, 나만의 공간을 찾았다. 구석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켜고 생각나는대로 글을 썼던 추억이 있다. 도서관은 우선 조용해서 글이 잘 써진다. 영감도 잘 떠오른다. 특히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점이 가장 좋다.      


둘째, 카페다. 카페는 두 종류가 있다.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거나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이 흐르거나. 적당한 소음이 글 쓰는 집중력을 올려준다. 나는 시끄러운 음악이나 사람들의 대화 소리를 들으면 더 잘 써졌다. 자신에게 맞는 카페를 골라 자주 가서 써보자.      


셋째, 스터디 카페다. 예전 같으면 개인 독서실이다. 작년까지 가끔 사용했던 장소다. 글이 정말 안 써지는 날이 있을 때 스터디 카페에 가면 2시간 내 한 편의 원고를 완성했다.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서 마실 음료나 먹을 음식도 가득하다. 편하게 글을 쓰고 싶다면 스터디 카페도 추천한다.      


넷째, 자연 속 휴양지다. 자주 갈 수 없지만 책 한 권 제대로 쓰고 싶다면 장기간 휴양지 숙소에 머무르는 일도 좋다. 내 주변 지인 작가도 가끔 휴양지나 시골 마을로 내려가 글을 쓰기도 한다. 그는 이 장소가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다고 매번 만날 때마다 이야기한다.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감성적인 글을 쓰는 데 안성맞춤이다.      


다섯째, 집안의 글쓰기 공간이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이 장소를 택할 것이다. 가장 편하고 집중하기 좋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족들로 인해 이 공간은 자주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결국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 혼자 남았을 때 글을 쓰기 좋은 곳이다.      


위에 소개한 5곳의 장소 외에도 많지만, 나는 저 공간에서 한 곳을 골라 글 한 편 완성하라고 요청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공간이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자신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른다. 그 장소에서 한 번 썼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매일 조금씩 쓰면서 자신에게 가장 편한 곳이 자신에게 가장 글쓰기 좋은 공간이란 사실을 명심하자.      


나는 오늘도 내 책상에 앉아 이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한다. 역시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쓰니 편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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