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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글쓰기도 이렇게 하면 마음 편하게 지속 가능하다

by 황상열

오늘도 새벽부터 부리나케 회사 업무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영월이다. 회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개발사업으로 주민 대표들과 미팅하는 자리다. 회사 상사분들과 같이 하루 종일 미팅에 참석해서 집중했다. 다 끝나고 서울로 돌아올 때 내가 회사 차를 운전하면서 이동했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스트레칭 후 뜨거운 물로 샤워했다. 피곤한 몸이 좀 풀리는 느낌이다. 텔레비전을 켰다. 오랜만에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유퀴즈”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 오늘의 게스트는 23년 만에 나오는 배우 송혜교다. 40대가 되었지만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는 여배우다.


송혜교 배우가 연기하는 작품은 많이 봤지만, 실제 그녀의 모습과 가치관이 궁금했다. 두 MC의 질문에 그녀는 시원시원하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재치도 있다. 잠깐만 보고 끄려고 했는데, 끝까지 보게 되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송혜교 배우의 데뷔는 1990년대 후반이었다. 그 당시 인기 있던 <순풍 산부인과>의 막내딸로 큰 웃음을 주었다. 당시 고등학생이니 데뷔가 참 빠른 편이다. 더 놀란 것은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큰 부침 없이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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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란 건 그녀의 인생관이다. 40대가 된 송혜교 배우의 얼굴은 굉장히 편안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입에서도 직접 언급한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너무 일찍 데뷔하다보니 정신없이 지냈다. 내가 하지도 않은 소문에 상처도 받았다고 한다. 힘들었지만 매일 밤 10개의 감사 일기를 적으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감사 일기 적는 행위를 5년 동안 지속했다. 하루도 빼먹지 않다 보니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녀는 말한다.

“과거와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면서 살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작년 2024년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 시절도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자책했다. 또 회사 업무나 내 미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내가 걱정하거나 고민했던 일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나도 느낀 점은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몸은 현재에 있는데 머리는 과거와 미래에 머무르고 있다. 모순이다. 이렇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했다. 얼굴 인상은 늘 구겨져 있다. 미소도 없다. 많은 책을 읽었지만, 현재를 살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왜 현재에 존재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다.


오늘 지금을 제대로 살아야 그것이 모여 내 미래가 결정되는데, 자꾸 간과하고 있었다. 오늘을 제대로 충실하게 살지 않는데, 어떻게 미래가 좋아지겠는가? 당연히 좋지 않은 미래로 가지 않겠는가? 스스로가 이미 망치고 있었다.


첫 줄에 오늘 다녀온 일을 썼다. 일기를 쓰려고 했던 게 아니다. 오늘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다고 언급한 것이다. 아침 일찍 영월로 차로 운전하면서 이동할 때, 도착해서 주민 대표와 만나서 이야기할 때 등 그 순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일체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미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는 미래는 판단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많은 책을 출간하고 블로그에 수천 개의 글을 올릴 수 있던 이유도 매일 글을 쓰는 순간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몇천 개를 써야겠다, 책을 출간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저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한 편의 글을 쓰는 일에만 집중했다. 지금도 글을 쓰는 이 순간에만 몰두하면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송혜교 배우의 말대로 나도 앞으로 오늘 하루에만 충실하게 살려고 한다. 과거에 먹이를 주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행동은 일체 사절이다. 그러기 위해서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는 연습도 같이 하고 있다. 오로지 내가 존재하는 시간은 지금 밖에 없다. 그 순간에 하는 모든 행동에 집중하자. 그러면 인생도 글쓰기도 마음 편하게 지속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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