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좋은 일도 없는 '아주 보통의 하루(아보하)

by 황상열

2023년 말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내 인생은 참으로 잔인한 폭풍우의 연속이었다.

갑작스러운 대기 발령 통보, 재개발 조합장과의 피 말리는 싸움, 거기에 멘탈을 완전히 박살 냈던 보이스피싱 사기까지. 일주일에 단 하루도 무탈한 날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제발 오늘 하루만 별일 없이 지나가게 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지만, 현실은 늘 지뢰밭이었다. 몸과 마음은 갈가리 찢겨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시간이 흘러 2026년 3월 23일 오늘.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도 여전히 크고 작은 실무와 조직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하지만 예전처럼 감정이 미친 듯이 널뛰지는 않는다. 희망퇴직과 사기라는 바닥까지 치고 다시 일어서 보니, 오늘 벌어진 일련의 골칫거리들은 그저 직장 생활에서 으레 일어나는 '보통의 문제'일 뿐이다. 이만하면 무사히 지나간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꼽았던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키워드가 요새 유독 가슴에 박힌다. 대단히 좋은 일보다, 그저 무탈하고 평범한 하루가 낫다는 이 말이 중년의 내게 가장 완벽한 해답이 된다. 왜 그럴까?


첫째, 내 삶의 '기본기'가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증거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간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다. 일상에서 터지는 자잘한 문제들은 22년 차 직장인의 짬바(경력)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로또 당첨 같은 대박도 없지만,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악재도 없다면 그것이 삶의 가장 튼튼한 기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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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책 쓰기>,<당신만지치지않으면됩니다>등 20권의 종이책, 40권의 전자책을 출간하고, 토지개발전문가/도시계획엔지니어 직장인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 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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