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가 몹시 친절하다. 칭찬하니, 그렇게 하지 않아 별점이 낮으면 수당이 줄거나 잘린단다. 인사 안 하면 별점이 나쁘냐? 물으니, 해도 별점 나쁘게 주는 사람도 많고, 잘해서 별점 많이 받아도 수당이 깎이지 않는 거지 더 주는 건 아니란다. 문까지 열고 닫아준다. 별일이다. 승객들이 손이 없나? 한 번은 깜빡 이렇게 안했다가 별점 테러를 당했단다.
무슨 심리일까? 만 원짜리 택시 타고 얼마나 귀족처럼 대접받고 싶었던 것일까? 꼴랑 만원 내고 사람 평가하는 재미를 누린다 이거지. 그 대단한 만 원짜리 손님의 별점질에 택시기사는 집에서 생일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빈 손으로 갈 수도 있고 어쩌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
택시기사의 정당한 업무범위는 안전운전까지이지 인사는 건 덤이다. 요즘 별별 일에 다 별점을 준다. 대개는 친절함이 기준이다. 소비자가 왕이라 받들어주니 뭐나 된 줄 알고 주제를 몰라 그렇다. 소비자는 늘 소비자이기만 할까?
음식점은 맛있고 깨끗하면 되고, 택시는 안전하게 태워주면 되고, 냉장고 수리 기사는 잘 고쳐주면 된다. 그 이상 더 해주는 건 고마운 거지 꼴값 떨고 별점 줘서 평가할 일이 아니다. 별점이 칭찬이나 응원이 아니냐는 생각도 다를바 없다. 별점 응원은 별점 테러와 동전의 양면일 뿐이다.
나는 안 친절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 불친절한 사회 말고. 그냥 제 할 일만 잘해도 충분히 좋은 사회가 될 거다. 고갱님, 어서 오실께요오, 그놈의 소리만 안 들려도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별점 주는 거 하지 말자. 그깟 돈 몇 푼 낸다고 누구를 평가할 권리가 있다는 건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푸는 것처럼, 비싼 데서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싼 데서 푸는 것이 아니라면 내게 항변해 보라. 친절한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니라 제 할 일 하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별점 하나에 밥줄이 끊기는 사람들이 있다. 착하게는 바라지도 않는다. 잔인하게만 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