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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유 Sep 14. 2023

달 위의 낱말들-황경신/소담출판사-

책주인_주인장의 책

‘낱말’을 자신의 새로운 뜻으로 해석해서 쓴 책들을 많이 읽어봤다. 그 동안 읽은 책들은 대부분 크리에이티브한 해석으로 굳어 있던 뇌를 말랑말랑 하게 만드는 글들을 읽었었다. 그런데 이 책은 황경신 작가님의 특유의 감성을 잘 표현해 준 낱말의 해석이다. 독서 수업을 하던 중 한 수강생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낱말을 해석하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게 표현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감성을 깨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며 그 수강생이 떠올랐다. 사람이 다양하듯 생각도 다양하고 표현하는 것도 다양하니 말이다.


터지다_꽃은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터지는 것이다. 봉오리는 가만히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둑이 무너지듯 폭포가 쏟아지듯 와르르 솟구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꽃이 피는 모습을 다시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그동안 꽃이 핀다고 생각했던 그 생각과 다르게 봉우리에서 꽃이 터지듯이 마치 팝콘이 터지는 것처럼 그 모습이 그려졌다. 입가 미소가 절로 나면서 꽃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핀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보니 꽃의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고독_고독은 무엇인가 존재하다 사라진 자리다. 아궁이의 온기가 사라진 자리, 그릇에 가득 담겼던 음식이 사라진 자리, 물방울처럼 망울망울 터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자리, 감자의 뿌리가 시들고 마른 자리마다 고독이 고여 있다.

고독이라는 것이 조용한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너무나 고요해서 쓸쓸함과 고독만이 자리 잡은 것 같은데 그 고독이 남겨진 것은 존재하던 것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누군가 떠나면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이 그리움과 추억으로 오랜 시간 그 빈자리를 느낀다. 고독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남아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떠나간 자리의 향기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많은 낱말들이 공감 되고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은데 나도 생각의 전환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낱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나의 기억이 잊고 있었던 감각을 찾는데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작가라는 다른 사람의 눈과 감각과 추억을 통해 나의 희미한 기억 속 작은 점 하나를 꺼내어 큰 달덩이를 만들어주는 역할의 책이었다. 나만의 단어장을 만드는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멈춘 단어장을 꺼내 다시 끄적이게 될 것 같다. 누군가에게 밤하늘 보름달처럼 충만한 감성을 느낄 수 있게


달 위의 낱말들 도서 리커버 작품 -2023 민유


-달 위의 낱말들 재밌게 읽는 TIP-

내가 생각하는 낱말의 의미 메모하기

-달 위의 낱말들 한줄 평-

초승달 같은 낱말이 커져 보름달처럼 꽉 차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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