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참의원 통상선거는 중참 양원 모두 과반 정당이 없어져 정치적 불안정성이 심화하였으며 더구나 그것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 표출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특히 자유민주당에 있어서는 작년 총선에 이어 이번에 결국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잃는 패배를 당하며 치명타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지역별 분석이나 득표율 분석 등은 제외하고, 의석수 측면에서 창당 이후 자민당의 역대 참의원 선거 결과를 돌아보고 자민당의 현황과 미래의 개황을 짚어본다.
1. 이번 참원선에서의 결과의 규모
전후 일본에서는 1947년부터 3년마다 현재까지 총 27회의 참의원 통상선거가 치러졌다.
자민당은 1955년에 창당되었고 다음 해인 1956년의 제4회 참원선부터 참여하여 현재까지 총 24회의 참의원선에 참여했다.
중요한 분기점은 1999년인데, 이해에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립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1999년 이전 참원선에서 자민당은
1.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압도적 과반 (압승)
2.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과반 (승리)
3.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과반 약간 미달 (패배)
4. 개선 의석에서 1당 상실 + 과반 한참 미달 (참패)
의 4가지 경우의 수가 있었는데 이 중 4번을 겪은 것은 1989년의 1번 뿐이다.
1999년 자공연립(자민+공명) 성립 이후에는 성패를 따지는 경우의 수가 더 복잡해진다.
1.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단독 압도적 과반 (압승)
2.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단독 과반 (준(?)압승)
3.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자공 합쳐야 과반 (승리)
4. 개선 의석에서 1당 차지 + 자공 합쳐도 과반 약간 미달 (패배)
5. 개선 의석에서 1당 상실 + 자공 합쳐도 과반 한참 미달 (참패)
1999년부터의 자민당의 참의원 통상선거 성적을 보면 대강 이렇다.
*2001년 (총 247석, 과반 124석 / 개선 121석, 과반 61석 / 고이즈미 내각 2001~2006 치하)
자민당 : 개선 64석(1당), 개선+비개선 110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10석 + 공명 23석 = 133석
→ 고이즈미 내각 출범 후 얼마 되지 않아 실시된 선거. 승리.
*2004년 (총 242석, 과반 122석 / 개선 121석, 과반 60석 / 고이즈미 내각 2001~2006 치하)
자민당 : 개선 50석(1당), 개선+비개선 115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15석 + 공명 24석 = 139석
→ 전체로는 승리지만, 자민당 단독으론 개선 의석 과반에 미달하는 1당
*2007년 (총 242석, 과반 122석 / 개선 121석, 과반 60석 / 아베 내각 2006~2007 치하)
자민당 : 개선 37석(2당), 개선+비개선 83석(2당)
자공연립 : 자민 83석 + 공명 20석 = 103석(2당)
→ 현재까지 전무후무한 최대 규모 참패. 자공연립 합쳐도 민주당을 넘지 못했고 2년 뒤 정권교체.
*2010년 (총 242석, 과반 122석 / 개선 121석, 과반 60석 / 간 내각 2010~2011 치하)
자민당 : 개선 51석(1당), 개선+비개선 84석(2당)
자공 : 자민 84석 + 공명 19석 = 103석(2당)
→ 이때는 야당이었고 개선 의석으로만 보면 1당은 회복했으니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기세를 제압하는 데는 성공
*2013년 (총 242석, 과반 122석 / 개선 121석, 과반 60석 / 아베 내각 2012~2020 치하)
자민당 : 개선 65석(1당), 개선+비개선 115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15석 + 공명 20석 = 135석(1당)
→ 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첫 참원선. 개선 의석에서 단독 과반이니 사실상 압승.
*2016년 (총 242석, 과반 122석 / 개선 121석, 과반 60석 / 아베 내각 2012~2020 치하)
자민당 : 개선 55석(1당), 개선+비개선 121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21석 + 공명 25석 = 136석(1당)
→ 전체적으로는 승리였으나 개선 의석에서 낙폭이 상당했고 단독 과반 실패.
*2019년 (총 245석, 과반 123석 / 개선 124석, 과반 63석 / 아베 내각 2012~2020 치하)
자민당 : 개선 57석(1당), 개선+비개선 113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13석 + 공명 28석 = 141석(1당)
→ 전체적으로는 또 다시 자공연립 의석이 증가했고 개선 의석수도 지켰으니 승리. 공명당이 계속 약진한 효과 및 자당의 개선 의석 과반 미달.
*2022년 (총 248석, 과반 125석 / 개선 124석, 과반 63석 / 기시다 내각 2021~2024 치하)
자민당 : 개선 63석(1당), 개선+비개선 119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19석 + 공명 27석 = 146석(1당)
→ 정확히 개선 의석 과반 최소선 달성했고 자공연립 의석수 증가하여 승리. 코로나 특수와 약한 야당 변수 가능성.
*2024년 (총 248석, 과반 125석 / 개선 125석, 과반 63석 / 이시바 내각 2024~현재 치하)
자민당 : 개선 39석(1당), 개선+비개선 101석(1당)
자공연립 : 자민 101석 + 공명 21석 = 122석(1당)
→ 자공연립 차원으로는 패배지만 실질적으로는 참패. 2007년에 이은 유이한 30석대 개선 의석. 1당을 야당에 내주지 않은 것이 유일한 성과.
2. 결과의 해석
앞서 언급했듯, 자민당이 단순히 개선 의석 과반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30석대로 주저앉은 것은 2007년 이외에는 처음이다.
만약 총선(중의원)이라고 가정할 경우(비록 참원선이 중원선처럼 전국선거가 아니긴 하나) 145석 정도 밖엔 되지 않아 작년의 191석보다 더 처참한 결과를 받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과반 정당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불안정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현재 상황은 자공연립 시작 이후 최악이고 전무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1999년 이후 모든 여당(연립 포함)이 중의원에서 소수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민당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2007년 참원선 때는 2년 전 2005년 총선 때 고이즈미 총리가 단독으로도 압도적 과반을 점하는 상태를 만들어 두었었다.
하지만 이번 참원선에선 1년 전 2024년 총선에서 자공을 합쳐도 과반이 되지 못하는 사태가 이미 발생했다.
즉 중참 양원 모두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은 물론이고 회파-연립도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연립을 감안해도 소수정부인 경우는 일단 1996년 즈음 하시모토 내각(자민)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이 경우에도 각외에서 사회민주당, 신당 사키가케가 신임과 보완을 제공했었다.
다시 1993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야8당 연정이 있긴 하나 이건 너무 특수한 경우라 해당된다 보기 어렵다.
자민당 창당 이후 중참 양원에서 연립여당까지 합해도 모두 과반이 되지 못하고도 여당을 유지한 경우는 1955년 창당 이래 이제껏 단 한 번도 없다.
거국적으로 보면, 입헌민주당이 2000년대 후반의 민주당과 달리 수권정당으로서 기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입헌민주당은 이미 2020년에 구 국민민주당(2018~2020)과 합당하면서 한 번 재편된 것이다.
현 국민민주당은 그때 이미 입헌민주당과의 합당에 반대한 인사들의 정당이므로 중도우파 성향도 뚜렷하고 같은 민주당계의 뿌리라고 하더라도 입헌민주당과 연립을 하는 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양당이 합친다 해도 중의원 과반 미달인 것은 기본이고 말이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 지역 기반 중견 우익 정당인데, 이 당 혼자서 주도적으로 자민당의 대안이 되긴 어렵다.
중소 내지 군소 정당인 공산당, 레이와 신센구미, 사회민주당으로 이루어진 혁신정당과 참정당, 보수당으로 이루어진 극우정당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거국적으로 자민당에 대한 민심의 불만은 크지만 연립 가능성을 고려해도 원내에 자민당을 대체할 정당이 없으니 1당과 여당을 유지하는데 과반이 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자민당 입장에선 거기에 안주하는 건 불가능하니, 결국 조기총선을 하던가 하는 건 불가피할 것이다.
관건은 당장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릴 것인지, 또 무엇보다 끌어내리면 대안은 있는지이다.
그 지점에서 자민당은 대단히 심란하다.
일단 당 전체적으로는 어떻게든 발본적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자금 스캔들로 인한 국민적 불신으로부터의 탈출 및 고물가 지속, 미국발 관세 폭탄 등의 현안에 대해 돌파력을 확실히 보이고 나아가 포스트 아베노믹스의 경제정책 이니셔티브를 내세워 강력한 국정 역량을 어필함으로써 극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방향에 리더십 교체가 부합하는지, 또 교체할만한 대안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유사한 상황이었던 2007년에 아베 총리가 건강 문제 등으로 사임하고 후쿠다 총리, 아소 총리 등 리더십이 거듭 교체되면서 결국 민주당에 더욱 세가 기우는 효과를 냈다.
즉 대안이 명백하지 않다면 자민당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리더십 교체는 내분의 노출과 국정 혼란과 불안정 등을 그대로 보여 실권하기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낸다.
아무리 대안이 없어도 자민당마저 더욱 엉망인 모습을 보이면 결국 대세는 누구든 자민당만 아니면 돼로 더욱 기울 수밖에 없다.
2009년의 참패를 2010년 개정 강령에 명기할 정도로 뼈아프게 여겼으니, 자민당이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이시바 총리는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보였다.
아소 전 총리 등 당내 우익의 이시바 책임론이 곧바로 고개를 들었음은 물론이다.
가뜩이나 피로해 보이는 이시바 총리는 가중되는 내외의 압박에 더욱 시달리게 되었다.
당내 우익의 유일한 대안은 작년 총재선에서 이시바 총리와 호각을 보였던 다카이치 의원 밖엔 없을 것이다.
문제는 다카이치가 그가 선망하는 아베의 온전한 대체재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강경파임에도 유례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이념적 카리스마 + 정책 이니셔티브(아베노믹스) 제시로 우익과 중도를 모두 아우르며 압도적 과반 연합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베의 사망과 우익 파벌에서 시작된 정치자금 스캔들 등으로 인하여 그들은 구심을 잃고 발언권도 다소 위축되었다.
냉정하게 보면, 자민당 입장에서 중도화는 사실 별로 효과가 없다.
참정당이나 보수당 등 극우 세력이 이탈하고, 중도층은 본래 입헌민주당이나 국민민주당 등의 대안이 있으니까.
자민당이 버티는 건 농어촌 지역 표심과 강한 조직력 나아가 도시에서의 창가학회와 공명당 지원 덕분이다.
거기서 더 나가려면 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아베 총리 정도의 리더십이 나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다카이치는 아베를 계승한다는 이미지는 강해도 정책 이니셔티브도 다소 애매하고, 결국 참정당-보수당 지지세를 얻고 중도층은 다시 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 등으로 나가는 게 아니냐는 염려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작년 총재선에서 기시다 전 총리가 다카이치를 낙선시키기 위해 이시바에게로의 투표를 지휘했을 정도였으니 당내 중도파는 우파에 대한 감정이 좋지 못하다.
어떻게 보면, 자민당 입장에선 이시바와 다카이치를 합친 즉 아베와 같은 리더십의 재림이 최선이다.
문제는 마땅히 그런 리더십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리더십을 바꾸면 앞서 말했듯 2007~2009년의 재림이 될 수 있다.
결국 이시바 총리의 한시적 유임이 불가피한 것이고, 그 흐름 속에 우익은 다카이치를 서둘러 키우고 이시바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반대로 중도는 어떻게든 현안 돌파력을 위해 이시바 리더십의 근본적 전환과 조기총선을 도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