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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종 Dec 12. 2019

첫째 날, 예측불허의 아마존 정글을 달리다.






출발선에 81명의 참가자들이 줄지어 서 출발을 기다렸다.

Stage 4, 7개 두개 128km 부문과 256km (후에 290km가 됨) 부문이 있다.





이 대회에 몇 번 참가한 적이 있는 아르헨티나 선수는 뚜르드 프랑스에 출전한

사이클 선수이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커플로 이 대회에 참가했으며, 

영국 친구는 결혼 전 의미있는 허니문을 기록하고 싶다며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출발선 옆에 있었던 선수들이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런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이라기보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임을 깨달았다. 단지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일 뿐,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며 출발선에 섰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컨디션을 체크하고 준비한 음료와

전투 식량을 먹으며 의지를 다졌다.

"육체적으로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절대 포기하지 말자."








대회 전 주변의 많은 친구들의 응원을 받았다.

평생 잊을 수 없을만큼 고마운 시간과 사람들이다.

일일이 친구들을  만나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고, 전국의 친구들과 만나 아마존행의 

소식을 전했고 가슴 한 켠이 뜨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완주라는 결과를 얻기보다 왜 내가 아마존에 왔는지에 대한 답만 내리고 가자."







아마존 정글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의 일들이 참 많이 있었다. 

공무원이 되길 바라셨던 부모님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도 시원찮을 시간에 이런

아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고, 주변의 친구들 중 도서관에 취업을 준비하던

이 중에 한 명은 지금 취업 준비를 하지 않으면 많이 늦을 것이고 호화롭게 해외에 다닐 시기가

아니라는 이야기까지했다. 그런 말들이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부담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적으로의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시간을 견뎌야했다.





함께 달리던 브라질, 일본 선수




아마존 정글은 그야말로 극악의 환경이었다. 

엄청난 기세로 출발하긴 했지만, 약 7일간 먹어야 할 전투식량, 의복, 수통, 의약품,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간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감과 압박감이었다.

몇 미터 뛰지 않았지만 헉헉대는 숨을 참을 수가 없었고, 날씨도 너무나도 뜨거웠다.

아마존 마라톤은 평지를 뛰는 마라톤이 아니다. 말 그대로 정글 지형을 그대로 만든 

지형이다보니 중간에 수영을 해 건너야 하는 경우도 있고, 낭떠러지와 절벽이 있어 로프를

잡고 건너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외통나무 하나만이 있는 곳을 건너는데 밑에는 엄청나게 빠른 물살이 흐르고 집어삼킬 듯이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






다행히 함께 페이스를 맞춘 동료가 있어 달리는 길이 외롭지 않았다. 

정글에서는 보통 3-4명 짝을 이루어 가야하는데, 파트너를 대회측에서 짜주지 않는다.

스스로 동료들과 친분을 쌓아 함께 달리자고 해야하는데, 유독 나와 페이스도 맞고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 달릴 수 있었다. 첫째 날 맨 앞에 달리던 선수가 벌집을 건드려 20명이 쏘였고,

탈락자가 속출했다. 나와 가장 친한 동료 애런도 첫 날 탈락했다. 나중에 애런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탈락에도 조금은 아쉽지만 만족한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아.. 이게 진짜 정글마라톤을 달리러 온 사람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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