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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종 Dec 26. 2019

마라톤 완주는 또 다른 시작점이다.

아마존 정글 마라톤 이야기










익일 10시가 되어서야 140km 구간을 마치고 텐트를 쳤다.

페이스가 조금 늦었던 터라 피니시 라인에서 많은 선수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 날 이후 탈락자는 없었다.






전체 81명의 참가자 중 26명 만이 남았던 상황.

마지막 구간은 10km만 달리는 이벤트성의 달리기이기에 대부분

무박 논스톱 구간을 가장 걱정했던 구간을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이 

나를 감싸고 돌았다.








새벽 네시부터 시작한 레이스는 처음부터 깊은 아마존 강을 수영해서 건너는

구간이 있었다. 어둠 속에서 렌턴 하나만을 의지해 건너는 아마존 강에서의 수영

수영을 그렇게 잘하지 못하는 나에게 너무나도 무서운 구간이었다.











레이스간 다들 지쳐있었기에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아마존 사전 훈련간 친해진 영국 메디컬 팀 선수 중 한 명과 유독 친해져

이 구간을 용기내어 함께 건넜다.

아마 혼자였다면 그 깊고 넓은 아마존 강을 건너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으로 출발하기 전 포토그래퍼에게 이렇게 여유있는 모습도 보였는데,

일주일을 달리니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엄청났다.

280km 가량을 달려 온 터라 대부분 선수들의 발은 망가져 있었고, 이 때문에 

레이스를 포기했다.








기나긴 레이스를 마치고 골인 지점에 도착한 순간.

아마존 레이스에 처음 오기로 마음먹은 시간부터 레이스 간에 힘들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전 세계 19개국 참가자, 81명의 참가자 중 26명의 완주.

한국인 다섯번 째 완주.

"생존자"라는 칭호를 얻고, 완주의 기쁨을 온 몸으로 만끽했다.







장장 290km 를 7일간 달리는 서바이벌의 방식. 

3번째 참가하지만 불가항력적인 부상에 의해 완주하지 못한 영국 선수 아론 워비

함께 완주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을 얻었다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2014년 가을 바람을 뒤로한 채, 계절을 거슬러 뜨거운 10월을 보낸 아마존.






하나의 과업을 이루었다라는 안도감보다 새로운 출발점 앞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어떤 어려운 순간이 오더라도 꿋꿋하게 인내하며 견딜 수 있는 힘도 배울 수 있었다.

26살, 유서를 쓰고 인생을 바쳐서 한 번 쯤은 해 볼 수 있는 도전의 시간.

앞으로도 이러한 도전의 시간이 찾아오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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