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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Sep 30. 2015

Market Tour

런던의 다양한 마켓들의 매력에 빠진 순간

나는 어떤 나라 혹은 도시를 가면 그 곳에 있는 마트와 마켓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도시로 이동할 때마다 항상 빠지지 않고 근처의 마트와 주요 마켓들을 구경하는 편이다.

마켓을 구경하다 보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하거나, 때로는 한국에도 있지만 훨씬 저렴하다거나 하는 것들이 있다. 현지인들 틈에 섞여 나도 그들의 일상처럼 그곳에서 장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특히 영국 런던에는 다양한 마켓들이 정말 많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네로 말하자면 재래시장이라 할 수 있는 시장도 많고, 플리마켓, 프리마켓 등 요일, 시간대 별로 다양한 시장들이 열린다.

워낙 마켓들이 많아서 런던에서는 '마켓투어'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내가 런던에 있는 동안 즐겨 찾았던  몇몇 마켓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브릭레인 마켓(Brick Lane Market)

영국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마켓은 바로 '브릭레인 마켓(Brick Lane Market)'. 브릭레인은 리버풀 스테이션 근처에 있는 마켓으로 한국의 홍대, 이태원과 비슷한 분위기로 많이 알려져 있다. 독특한 패션, 빈티지 숍들이 즐비하고 화려한 그래피티까지 줄을 이어 예술가들의 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수 지드래곤(G-Dragon)의 노래 '삐딱하게'의 뮤직비디오 촬영을 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 근처에는 다양한 마켓들이 곳곳에 형성되어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브릭레인 스트릿에 선데이 업 마켓, 올드스피탈필즈 마켓, 백 야드 마켓 등  군데군데 마켓들이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지고 형성되어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매주 일요일은 선데이 업 마켓을 비롯해 다양한 벼룩시장이 열려 활기를 띤다.


때마침 영국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날 오후 일정은 두말할 것 없이 브릭레인 마켓으로 결정했다.


선데이 업 마켓 (Sunday Up Market)

선데이 업 마켓 입구. 들어가기 전부터 북적북적 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유럽에서의 일요일은 대부분의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아 한산하다 못해 조금 심심하기 까지 한데,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이름도 선데이 업 마켓. 나를 정말 업되게 만들었다.

선데이 업 마켓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크리스마스날의 명동이 떠올랐다. 정말 딱 그때의 인파와 북적임이었다.


마켓 안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규모에 다양한 부스들이 줄지어 있고, 부스마다 각 나라의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태국, 방글라데시, 모로코, 일본, 베트남, 멕시코 등 세계 각 국의 음식들과 컵케익, 초콜릿, 생과일주스 등의 디저트를 팔고 있었다.


사람들 틈에 껴서 여기 저기 줄지어 돌아다니며 같은 곳을 몇 바퀴나 돌았는지 모르겠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 속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큰 고민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뷔페처럼 조금씩 접시에 담아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결국  몇몇 부스를 찍어 놓고 돌고 돌다가 어렵게 하나를 선택했다. 그게 바로 마지막 사진에 들고 있는 음식.

인파 속에 정신없이 고르고, 계산하고 나온 덕에 어느 나라 음식인지, 음식 이름이 뭔지 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배고픈 내 배를 충분히 달래 줄 만큼의 맛과 양이었다.

워낙 사람이 많은 터라 대부분 음식을 사 들고 밖으로 나와 길 위에 서서 혹은 인도에 털썩 앉아서 자유롭게 먹는다.


선데이 업 마켓(Sunday Up Market)
-매주 일요일 10:00~17:00
-인당 최소 3£~최대 10£
-음식 이외에도 옷, 액세서리 등도 판매함
-Tip. 너무 일찍 도착하면 아직 준비 중인 부스를 마주할 수 있으니, 조금 여유롭게 오전 11시를 넘길 쯤 방문하자


선데이 업 마켓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올드스피탈필즈 마켓을 비롯해 백 야드, 빈티지 등 다양한 마켓이 있다. 마켓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근처의 마켓 투어로 일요일 하루를 모두 보낼지도 모른다.




코벤트가든(Covent Garden Market)

느지막한 저녁에 방문해 이미 많은 노점상들이 문을 닫아 조금 아쉬움을 남겼던 코벤트 가든.

코벤트가든으로 향하는 길. 차이나타운의 화려함만큼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하지만 조금 늦은 저녁에도 불구하고 내가 코벤트 가든을 꼭 가야 했던 이유는 바로 '쉑쉑버거(Shake Shack Burger)'를 먹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유명 버거인 쉑쉑버거가 영국 런던, 바로 이 코벤트 가든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의 여행 버킷리스트에는 '런던에서 쉑쉑버거 먹기'가 추가되었다.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유명하다는 메뉴를 하나씩 모두 주문했다. 워낙 호불호가 있던 터라 큰 기대는 말아야지 했는데, 나는 아주 맛있게 남기지 않고 배불리 먹었다.


내가 먹은 메뉴는
쉑 버거 (Shack Burger 5.25£), 치즈 프라이 (Cheese Fries 3.95£), 바닐라 쉐이크 (Vanila Shake 5.00£).
합 14.20£
코벤트 가든 (Covent Garden Market)
-상점 영업시간 : 월요일~토요일 10:00~19:00 / 일요일 11:00~16:00
-Tip1. 쉑쉑 버거의 메뉴는 쉑 버거 혹은 스모크 쉑과 치즈 프라이, 바닐라 쉐이크가 유명하니 한 번쯤 먹어보자
-Tip2. 상점 영업시간을 참조하여 이왕이면 사람들이 활발하게 오고 가는 시간에 방문해서 즐겨보자




캠든마켓 (Camden Market)

캠든 마켓의  첫인상은 '굉장히 유니크하다'였다. 락 펑크 분위기가 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매우 독특한 캠든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곳에도 여러 나라의 음식을 파는 부스들이 있고, 기념품을 비롯해 빈티지샵, 레코더샵, 액세서리, 서점 등 다양한 상점들이 있다.



캠든마켓 (Camden Market)
-영업시간 : 월요일~일요일 10:00~18:00
-Tip. 캠든마켓은 인버네스 스트릿 마켓, 캠든 록 마켓, 캠든 록 빌리지 등 6개의 시장이 모여 만든 전체 시장을 말한다. 이곳저곳 구경하다 보면 반나절은 그냥 지나가버리니 여유를 가지고 캠든만의 매력에 빠져보자.



포토벨로 마켓 (Portobello Market)

포토벨로 마켓은 매주 토요일 8시~17시까지 연다. 하지만 나는 런던에서 뜻하지 않게 일정이 변경되면서 화요일에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비록 북적북적한 포토벨로 마켓의 생기는 느껴보지 못했지만 평일에도 일반 상점들은 오픈하기 때문에 고즈넉한 노팅힐 마을에서의 여유를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생각지 못한 여유로움에 기분이 좋았던 노팅힐 마을
곳곳에 있는 빈티지한 상점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걷고 또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허밍 버드 베이커리!

영국 런던에 간다면 꼭 한 번쯤 먹어봐야 하는 컵케익으로 유명하다. 상점에 들어가니 아기자기하게 예쁜 컵케익들이 너무 많아 어떤 걸 고를까 고민했지만, 결국 유명세를 타고 있는 레드벨벳 머핀으로 결정.

빈티지한 소품들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런던이 마지막 여행지였다면 내 캐리어에는 찻잔들과 빈티한 소품들이 한가득 포장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포토벨로 마켓 (Portobello Market)
-영업시간 : 매주 토요일 08:00~17:00
-Tip1. 허밍 버드 베이커리 방문 시, 상점 안에서 먹을 경우 자릿세가 추가로 지불되니 날씨가 좋다면 테이크 어웨이를 한 후 화창한 날씨를 즐기며 음료와 함께 먹는걸 추천.
*허밍 버드 베이커리의 영업시간은 월~금 10:00~18:00 / 토 09:00~18:30 / 일 11:00~17:00
-Tip2. 포토벨로 마켓의 생기를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토요일에 방문하자
-Tip3. 1 Pound Shop(1 파운드샵)을 발견한다면 들려보는 걸 추천. 여행 중 런던에서 생필품 등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더더욱 추천. 한국의 다이소 같은 상점인데, 말 그대로 전품목이 1£라서 현지 주민들도 자주 이용하는 상점이다.



버로우 마켓 (Bopough Market)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 비바람을 뚫고 찾아간 버로우 마켓. 이 곳이 조금 특별한 이유는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던 시식이 가능하다는 것. 생선, 베이커리, 채소, 치즈, 식재료,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한다.

이 곳 또한 나를 한참 동안이나 둘러보며 무얼 먹을까 고민하게 만들었다.

아, 언제나 나의 마음은 같다. 뷔페 마냥 모든 음식을 조금씩 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버로우 마켓에서는 먼저 먹어보라고 음식을 건네주는 인심이 후한 상인들 덕분에 조금씩 맛도 보고 함께 이야기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전체적으로 비교하자면 브릭레인 마켓이 값은 조금 더 싼 편이었지만, 상인들의 인심이나 천막 아래 서서 음식을 먹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과의 교류를 생각하면 버로우 마켓이 조금 더 정겨운 분위기인 것 같다.


한참을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결국 마지막 사진의 포테이토 위에 치즈를 듬뿍 얹어주는 음식을 골랐다. 이게 뜨끈뜨끈한 치즈를 기계에서 꺼내 즉석에서 잘라주는 거라 대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지만 긴 인고의 시간 끝에 만난 치즈 포테이토는 '줄 서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보기보다 양도 많아서 접시를 다 비우고 저녁 때까지는 음식 생각이 나지 않았더랬다.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커다란 치즈 두개를 기계에서 번갈아 꺼내며 감자 위에 치즈를 얹어 주었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


처음 버로우 마켓을 생각했을 때는 한국의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로만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정돈된 분위기였다.


버로우 마켓의 상인들은 대부분 상품을 직접 재배하거나 산지에서 직접 사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고 한다. 때문에 한 끼 식사가 될 만큼의 든든한 음식을 먹기에 후회 없을 곳이기도 하다.

이 마켓은 자체적으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상인들의 식재료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맛도 평가한다고 한다. 그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계적인 규모의 식품 시장인 만큼 품질과 서비스 또한 보장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먹은 포테이토는 6£.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양이 어마어마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먹거리가 있으니 천천히 구경하며 즐거운 초이스를 하길.  중간중간에 놓여 있는 시식은 덤!
버로우 마켓
-영업시간 : 일요일~수요일 10:00~17:00 / 목요일 11:00~17:00 / 금요일 12:00~18:00 / 토요일 8:00~17:00
-Tip1. 버로우 마켓 내부에 인포메이션에서 마켓 지도와 책자를 참고하면 헤매지 않을 수 있다.
-Tip2. 런던 브릿지 근처에 있으니 동선을 잘 활용하여 방문하도록 하자.




앞에서도 말했듯이 런던에는 마켓투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마켓들이 엄청 많다. 런던에서 이 마켓들을 가보지 않으면 서운 할 테니 영업시간 및 요일을 잘 참고하여 꼭 한 번쯤 들려보길! 분명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살 것들에 하루 반나절은 금방 가버릴 것이다. 꼭 무언가를 구매하지 않아도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생기 넘치는 에너지와 볼거리들만으로도 재미를 더하는 곳이 바로 런던의 마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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