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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고지순 Jun 04. 2018

특별한 이직 준비법

선택의 순간

살다 보면 한 직장에서만 근무하기 힘들다.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듯 이직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직을 고민해야 할 상황에 반드시 처한다. 다행히 다음에 옮겨갈 직장이 정해진 경우는 별 준비 없이 움직이지만 딱히 없는 경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보통 직장이나 주변의 선배들이 이직을 하려면 재직 중에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재직 중이란 의미가 현재의 직장에서도 나름 인정을 받고 있다는 무언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직의 기회가 왔어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면 다른 기회를 또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인정받고 있다는 자신감과 마음의 여유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끔 하는 밑거름이 된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설사 면접의 기회가 주어져도 면접관들에게 확신을 주기 힘들고,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신중하게 직장을 선택하지 않고 단순히 현실 도피의 도구로 활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퇴직한 후에 이직을 준비하는 경력자는 자신감과 마음의 여유가 상대적으로 없는 것일까?  재직 중에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은 본인의 성격과 맞지 않아서 일단 퇴사를 하고 구직을 한다는 직장인도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직장인의 태도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난다. 


결국 재직 중이건 퇴사를 했건 구직을 함에 있어서의 마음가짐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적합한 직장을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하지만 퇴사하여 구직활동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은 하루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나름 열심히 구직 사이트를 검색해 보고 이력서를 제출해 보아도 본인과 맞는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고, 지원한 기업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소비재 대기업에서 퇴사한 송 차장은 마음이 불안하다. 과감하게 사표는 던지고 나왔고 현재도 후회가 없지만 대안이 없이 나오다 보니 바로 구직이 어렵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 반대편에는 뿌듯한 마음도 자리하고 있다.  


15 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아빠였다. 퇴직하고 점차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아이들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시간은 짧지만은 않았다. 마치 신입사원이 직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함께 일하는 상사나 동료들의 성향을 파악하듯이 관심과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을 알면 알수록 직장에 파묻혀 지냈던 세월이 바보처럼 느껴지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하지만 가정을 일구어야 하는 가장으로서 구직이 쉽지 않은 점이 항시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수시로 구직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적당한 기업에 지원도 해보았지만, 송 차장과 꼭 맞는 구인 자리는 흔치 않았고, 잘은 모르지만 설사 맞다고 생각한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자 불안한 마음은 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왜 연락이 오지 않을까? 내가 정말 실력이 없는 건가?' 



송 차장에게 무엇이 문제였을까? 정말 송 차장은 실력이 없어서 연락을 못 받은 것일까? 

송 차장에게 문제가 있다면 구직 활동에 있어서의 수동적인 자세이다.  많은 구직자들이 막연하게 직장을 구하고 있지만 본인도 잘 모르는 직장에 바로 입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운이 좋게 본인이 잘 모르는 기업이 의외로 일하기 좋은 곳일 수도 있지만 이런 기업과 연이 닿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즉, 단순히 과거 몸 담았던 직장보다 근무조건이 좋은 임의의 직장이 있다고 기대해선 안된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기업을 정해야 한다. 기존에 몸 담았던 분야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간의 경력을 살리고자 한다면 가야 할 기업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어떤 산업군이던 업계는 좁다.


우선 지원하고 싶은 기업을 선정한다. 평균적으로 10 개 안쪽으로 정한다. 1 순위부터 10 순위까지 정하고 왜 가고 싶은지 이유를 적는다. 

그다음 해당 기업에 본인이 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기입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막연하게 기술해서는 안된다. 가령 소비재 기업을 선정한 경우 스스로 기획력이 좋으니 상품 적중도를 높이겠다 혹은 영업력이 좋으니 매장을 좀 더 확대하겠다 등의 일반적인 방법은 어떤 기업이든 해당되는 내용이기에 기술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만약 면접에 가서 뭘 기여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위의 대답이라면 탈락하기 쉽다. 


본인의 역량을 타기팅(Targeting) 된 기업에서 펼치려면 우선적으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구직활동을 단순히 이력서를 가다듬고 지원할 기업을 서치 하며 면접을 보러 다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구직을 하면 당장 일선에 뛰어들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므로 일에 대한 감각을 잃어서는 안 된다. 


가끔 디자이너 직군에 종사하는 분들과 얘기하다 보면 일주일만 시장조사를 하지 않아도 일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고 한다. 어떤 직종이건 3 개월 이상 해당 분야를 지켜보지 않으면 현장감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현장감각을 유지하면서 본인이 정한 기업에 기여할 부분을 찾은 후에는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정확한 내부 사정을 알 순 없지만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기업에 재직 중인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로는 우선순위 기업 위주로 지원한다. 지원할 때는 왜 해당 경력직을 채용하는지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냥 지원했다가 자칫 들러리를 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면 일단 해당 기업은 깨끗이 잊어버려라.


10 군데 모두 서류에서 탈락했다면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추어서 지원할 것인지 아니면 업계를 떠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필자의 경험 상 위의 준비 과정을 거친 대다수의 경력자들이 이직에 성공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스스로 몸 담고 있는 업계가 하나의 원이라고 생각해보자. 과거 본인이 원 안에 위치했다면 원 밖으로 밀려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의 정보와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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