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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리 Sep 12. 2023

19.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7)

산업 고르기 1 - 업계의 국룰

 누구나 부침(浮沈)을 겪습니다. 사유는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내 탓이오’하며 삼키기엔 억울함이 치밀고, ‘너 때문이야’라고 성내기엔 낯부끄러운 인생의 하강장에서 우리는 종종 위기를 맞이합니다. 끝내 우상향을 노리는 삶이라면 당장의 내 처지가 오르내림의 어디에 놓여 있는지는 딱히 중요하지 않다고들 하지만, 묵묵히 나의 길만 걷기엔 비교가 지나치게 용이한 요즘 세상에서 너도 나도 스스로를 루저로 만들기 바쁩니다. 결국 진짜 위기는 남의 삶을 바라보느라 고꾸라지는지도 모르는 어리석음에 있겠지만. 오랜만에 올리는 글에 대뜸 ‘존버 정신‘부터 끄집어내는 이유는 지금부터 다루려는 이야기와 관련이 깊기 때문입니다. 바로 ‘산업 고르기’입니다.



 앞서 살펴본 ‘직무 고르기’는 결국 적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필요한 것을 만들고], [가진 것을 교환하고], [그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는] 일은 하고 싶은데 못할 수도, 혹은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어요. 가지고 태어난 천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 ‘굳이’, ‘애써’, ‘돈을 들여’ 수년간 쌓아온 HR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한 직무 “적성” 검사를 받게 하는 이유도 상호 간 조금 덜 피곤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적성 검사의 합불 여부는 어쩌면 지원자의 인생을 덜 꼬이게 도와주는(?) 기계적인 판단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직무는 잘하는 일, 산업은 하고 싶은 일


 반면 ‘산업 고르기’는 기호의 영역입니다. 그 누구도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아무도 반도체를 팔아야 한다고 등 떠밀지 않습니다. 맛있는 일터를 고르던,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시의 세계를 다루던 종사하고 싶은 업계는 오로지 나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이 ‘업계’라는 게 한 번 발을 들이면 잘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왜냐면 초콜릿을 팔다가 과자를 팔 수는 있어도, 갑자기 양극재와 분리막을 팔려고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오금이 저리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마찬가지이고요. 신기하게도, 내가 몸 담고 싶은 산업은 나의 선호도를 반영합니다. 들어올 땐 마음대로여도, 나갈 때는 아닌 이유는 이미 업계의 생리가 나의 신체 리듬과 동기화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간혹 선택을 번복하고 다른 업계로 넘어가려고 시도한다면 그건 아마도 건너편 동네에 “먹을 떡이 더 많아 보여서”일 겁니다. 연봉만큼 지급하는 성과급과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꼭 집에서 일하게 하는 남의 업계 사정에 어지러워지지 않는 직장인은 드물죠. 하지만 관성을 이겨내고 도전하기엔 이미 엉덩이가 무겁습니다. 전공 공부부터 시작해 고군분투하며 쌓아온 지식과 몸으로 배운 각종 경험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걸어온 주변 동료들과 친구들까지, 가볍게 던져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엔 갖추어둔 인프라가 아쉽습니다. 실제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도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산업’에 대한 고민도 미리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업계를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자기 부정‘은 원래 고통스럽습니다.



좋아하는 산업도 이왕이면 빨리 찾아서, 오래 일하세요.


‘경찰행정학‘ 혹은 ’ 항공서비스학‘처럼 공부를 마치고 다른 일을 하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 것 같은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졸업 이후의 경우의 수가 무한합니다. (이러한 학과의 졸업생들조차도 모두가 정해진 길을 걷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깊게 고민해보지 않은 탓에 아무렇게나 업계를 골라버립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끊임없는 비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작점이 바로 여기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계속해서 기회비용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그래서 처음부터 내가 좋아하는 업종을 찾아야 하고, 되도록 그 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강해지는 내 과거와의 관계를 끊어낼 수 없습니다.



  [산업 고르기] 편은 ‘어떻게 하면 원하는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기 위해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투자 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러 산업에 걸쳐 두루 일해본 것도 아닙니다. 다만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종사하려는 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낀 점을 표현해야 적어도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아 이 사람은 적어도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구나’하는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을지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독자들에게 ‘난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건 대부분 작가의 꿈이니까요.



업계의 룰을 먼저 이해해봅시다.


 “일한다.”는 의미를 “시간을 투자한다.”로 해석해야 가능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업계 하나를 골라서 내 적성에 따라 일을 한다는 건 나의 시간과 체력,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무언가와 맞교환하는 행위인 것 같아요. 교환의 결과물은 쌓이는 커리어와 늘어나는 연봉 일거고요. 무엇보다도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여  얻는 결과물이 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면, 거래의 대상을 아주 아주 잘 골라야 합니다. ”업계의 국룰“을 보다 잘 이해한다면 내가 고른 산업에서 최소한 남의 시선은 덜 신경 쓰면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컨설팅 문의는 여기로 주세요. (Kakao)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영상으로도 남겼습니다.(Youtube) 



Intro. 자기소개서 쓰기는 사실 재밌습니다.

1. 자기소개서는 정치적인 글입니다.

2. 자기소개서는 면접까지 가기 위한 수단입니다.


3.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1) - 스케치하기

4.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2) - 지우기

5.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3) - 색칠하기


6.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1) - 자소서용 에피소드

7.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2) - 문제 해결 경험

8.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3) - 장점 및 역량

9.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4) - 성장 과정

10.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5) - 지원 동기

11.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6) - 향후 계획

12. 자기소개서는 에피소드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7) - 사회 이슈


13.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1) - 축적의 시간


14.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2) - 직무 고르기

15.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3) 직무 고르기 1- 준비하는 사람들 (연구/개발)

16.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4) 직무 고르기 2 - 만드는 사람들 (구매, 공정, 생산)

17.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5) 직무 고르기 3 - 사업하는 사람들 (영업, 마케팅, 상품기획) 

18. 자기소개서는 미리 준비해야 잘 써집니다 (6) 직무 고르기 4 - 관리/지원하는 사람들 (인사,총무,회계/재무,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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