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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Apr 15. 2024

끌어안는 마음

초연과 겸허, 그 사이 어딘가를 살아가고 싶다. 그 어떤 기대도 없이 사랑하고 싶다. 실망과 상처를 주고받으며 휘청이고 싶지 않다. 이따금씩 모든 관계에서 ‘초연’이라는 단어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놓아주고 싶다. 마음의 용량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듯이 내어주고 내어주어도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삶. 받아들이는 마음과 변화하는 마음, 그 안에 평화로이 퍼지는 사랑.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싶다.


나의 것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상처에 먼저 손을 내밀어 다정한 화답을 건넬 수 있다면, 두 팔을 벌려 끌어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결핍과 상처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마법일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해’라는 대본에 끼워 맞추듯. 그래서 지금 우리에겐 마음의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시나리오를 포기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사랑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공간은 오직 스스로만이 만들 수 있다.


이따금씩 불안에 요동치는 마음을 바라보다 온몸을 던져 심연 깊숙이 뛰어든다. 고요를 사랑하는 마음과 누군가의 또 다른 세계를 기꺼이 끌어안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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