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의 수명이 남았는지 알 수 없기에
이처럼 외람되게 시간을 쓰는 거겠지만
짧게 울리는 어느 이의 부고 소식은
삶이란 그리 길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익숙해졌던 거겠지
오늘이 별 어려움 없이 왔으니
내일도 그리 올 거라고
너무 과신했던 거겠지
주어진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니
사소한 일도 바위처럼 묵직해
당장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 여겼던 거겠지
주변에 징조 없이 스러진 생명이
나에겐 오지 않을 일처럼
인터넷 기사의 한 줄처럼 읽혔기에
그럴 수 있었던 거겠지
이제 내게 예고장을 보내
삶이 머지않아 종결됨을 알리고
변화를 관찰하자.
고통스러웠던 시간은
황금의 가치로 바뀌고
부정한 생각들은 침몰하며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골몰하는
여느 때보다 생기 있는 사람
누군가를 미워했던 그간의 마음은
객쩍게 느껴지고
감사함으로 가득한
생에 충만한 마음만 남은
행복한 사람이 있다.
단지 내가 한 일이란
언제인지 모를 생의 종결을
앞당겼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