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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Nov 04. 202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둘러보기

토요일 밤에 그 존재를 알게 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버린 탓에 아침 운동을 생략하고 ㄱㄱ


오픈이 10시인데, 10분쯤 전에 도착해서 일단 바깥을 구경했다.

급하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옥외 전시가 있다고는 했는데,

별거 없다.


그러나 날이 좋아 사진은 깔끔


10시 2분 전,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갔으나

10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니 일단 휴게 공간에서 대기하라는 말을 듣고 지도와 리플렛을 챙겨 계획을 세우려 했으나...

너무 복잡해서 그냥 발 가는 대로 구경하기로 했다.



간밤에 급하게 조사한 결과, 가장 관심이 갔던 아랍문자 전시.

대단히 콤팩트한 규모였지만, 괜찮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랍 문자도 쓰는 방법, 즉 서체가 다양하다.

그런데...



그런데 이렇게 써버리면, 그림 문자나 다름 없지 않은가. (하긴 뭐 요즘 캘리그래피와 비슷하기도...)

이걸 보고 맨 처음에 든 생각은,

(영화 Arrival로 만들어진) 테드 창의 소설 <네 삶의 이야기>에 나오는 외계인 문자 같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한 획이 아니니 같지는 않다.)



아랍이라면 역시 커피.

소주잔 크기의 저 컵에 커피 한 잔씩 받아들고 둘러 앉아 이야기하는 터번맨들이 눈에 보인다.

이건 아랍문자 전시가 아니라, 천일야화 관련 전시에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관련 전시에서 봤던 것들 중에 제일 괜찮았던 거다.

저게 전부 다 향이라서, 은은한 향기가 좋았다.

무지막지한 공간을 헤프게 쓰는 전시 컨셉이 마음에 든다.

서울이 아니라 광주라서 가능한 거겠지.



이것은 또 다른 어떤 동남아시아 국가 관련 전시인데,

민주화가 최근에야 이루어진 국가들은 어디나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천일야화 전시관에 있었던 것인데,

그림에 색칠을 대강 해서 스캔하면,

그걸 3D 렌더링해서 화면에 보여주는 거다.

아이들이 좋아할 듯.



여기는 반원형 파노라마 화면으로 아시아 유명 관광지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허접한 VR 기기보다 훨씬 좋았다.

특히 메콩강 비디오 초반은 흐르는 강을 잠깐 보여주는데,

아이맥스 느낌이 난다.


이번에 본 것들 중에 제일 마음에 들어서,

메콩강 영상만 세 번 정도 틀었다.



이건 소장하고 싶은 그림.

무려 고등학생 작품이다.

검은 종이에 회색 연필, 그리고 구석에 빨간색 낙관의 조화가 대단히 마음에 든다.


이것도 고등학생 작품이다.

세한도를 양각 판화로 표현했다.

소재 선택부터 탁월하다.


대체 요즘 고등학생들은 이세계에서 온 건가.

현대미술이랍시고 공간만 잔뜩 차지한 전시들보다 중고교생 전시회가 훨씬 나았다.


후딱 도는 데도 2시간이 걸렸다.

웬 이상한 영상 전시에 20분 넘게 낭비한 것이 너무 아깝다.

내 시간 돌리도, 라고 울부짖고 싶다.


웬만한 명작 영화도 2배속으로 보는 시대에, 

검증도 안된 이상한 애니메이션을 1배속으로 20분 넘게 보게 강요하는 전시라니...

끝까지 보지 않고 중간에 나왔는데,

나락 가는 주식들 손절매도 못하는 내가,

시간은 그나마 손절매하고 나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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