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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인 Mar 17. 2024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한 몽블랑 149 만년필

'알리' 덕분에 알게 된 또다른 모조품 몽블랑 '쥘베른'

요즘 중국 직구 쇼핑몰 알리와 테무가 워낙 인기라기에 실험삼아 만년필을 구입해봤다. 퇴직 후 취미 중 하나로 책을 읽다가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을 필사해두는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알리에서 '몽블랑'이라는 표기는 하지 않고 'Meisterstuck 149 MB 만년필'이란 이름으로 판매 중인 모델이다. 상품명 풀네임은 '하이 퀄리티 럭셔리 Meisterstuck 149 MB 만년필, 18K F 펜촉, 블랙 송진 금도금 캘리그래피 깃털, 카네타 스무스'였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몽블랑 마이스터스턱 149 모조품


상품소개에 올라와 있는 사진에는 몽블랑의 시그니처 엠블럼인 화이트 스타가 보이지 않은다. 아마 대놓고 가품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할 순 없어 그러지 않나 싶다. 그래서 구매자가 올려놓은 리뷰 사진에서 '몽블랑 마이스터스턱 149 플래티늄' 모델의 가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과연 얼마나 정교하게 카피를 했을지 궁금했다.


열흘 만에 배송되어온 녀석을 보니 우와~~ 정말 영락없는 몽블랑이다. 캡링은 물론 클립 링의 일련번호와 클립 안쪽의 문양 등이 거의 완벽한 모조품이다. 게다가 펜촉에도 몽블랑 산 높이 4810과 14k 표식까지...


시필을 해보니 경성이 아닌 연성 닙이어서 필기감도 진품과 거의 비슷하다. 잉크 주입도 피스톤 방식. 

이 정도라면 굳이 100만 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몽블랑 만년필을 살 필요가 없겠다. 앞으로 이거 들고 다니며 뻐겨도 되겠다. 가격은 3만 9000원.


내가 직접 구입해본 몽블랑 마이스터스턱 149 모조품
파란색 글씨는 진품 몽블랑 마이스터스턱 144 모델로 쓴 것, 보라색이 149 가품.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새로운 사실도 하나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정체불명의 몽불랑 가품 만년필 모델 명이 '쥘베른'이었다는 것이다.


오래 전, 아마 10여 년 전 후배기자(권범철)로부터 '몽블랑 짝퉁'이라면서 만년필 선물을 하나 받았는데, 캡의 머리 부분에 육각 화이트스타 마크가 붙어 있었으나 디자인의 투박함이 도저히 몽블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만년필이었다. 실제 몽블랑에 이런 모델이 있긴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래도 모조품이라면 실제 진품 모델을 카피한 게 분명할진대, 그 진품 모델이 과연 뭔지를 모르는 채 10년이 지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알리익스프레스에 올라와 있는 만년필들을 둘러보던 중 마침내 내가 갖고 있던 그 모델을 발견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몽블랑의 작가 에디션 중 하나인 '쥘베른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이었던 것이다. 뚜껑 머리부분에 쥘베른의 서명이 들어 있었는데, 글씨체가 독특하여 쥘베른으로 읽을 수가 없었다. 이제서야 쥘베른을 검색해보니 그게 쥘베른의 서명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정체도 모른 채 갖고 있었던 몽블랑 쥘베른 모조품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몽블랑 쥘베른 리미티드 에디션 모조품


인터넷 검색에서 찾은 몽블랑 쥘베른 리미티드 에디션 진품 사진


그야말로 중국은 모조품, 카피 제품의 종주국이었다. 그 모조 기술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었고....


#짝퉁몽블랑 #몽블랑쥘베른 #몽블랑마이스터스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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