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계속 글을 쓰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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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기 위해 시작된 여정... 하고픈 말이 많아 쓰고픈 글도 많은데 그 글을 한데 묶을 주제는 있기도 하지만, 없기도 했다. 이미 좀 쓰다가 관둔 프로젝트는 김 빠진 콜라를 마시는 거 마냥 꺼려졌다. 그렇다고 그 프로젝트를 버린 건 아니다. 언젠가 다시 마음이 동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응모하고 싶었지만, 딱히 글들을 모아 엮을 구심점을 찾지 못해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나 보다 싶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고 싶진 않았다. 무슨 글이든 쓰다 보면 머라도 떠오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그때그때 쓰고 싶은 말들을 열심히 써 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9월 말이 되었다. 곧 마감이려니 포기하려 했는데 마감일까지 여전히 스무날이 넘게 남아있었다. 이런저런 글들을 쓰는 동안 나의 머리는 나 몰래 쉼 없이 주제를 찾고 있었다.
복잡한 언어환경에서 살아가는 우리 가족 언어 이야기를 풀어보면 어떨까? 관련해서 쓰고 싶은 글도 쌓여있으니 밀린 숙제하는 기분으로 써 내려가면 어떨까? 미처 응모하지 못하더라도 마감일이 주는 동기부여를 쥐어 잡고 최선을 다해보면 추억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도와줄 글들이 여럿 남을 것이다. 일단 끝까지 애써보았다는 성취감, 응모하게 되면 응모했다는 성취감, 큰 기대는 없지만 혹시 당첨되면 당첨된 기쁨을 누릴 테니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를 다독여 미루고 미루던 글들을 쓰다 보니 쉽진 않았지만 즐거웠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리려 예전에 찍어놓은 동영상들을 살피며 추억을 곱씹으니 눈가가 촉촉해졌다. 찰나의 시간여행을 하며 그 순간의 행복을 만끽했다. 이렇게 즐거운 여정을 왜 미뤘을까?
아이들에 관한 글은 아이들의 사랑스럽고 빛나는 순간을 조금이나 잡아두고 싶은 욕심에서 출발했다. 내가 글을 쓰는 여러 이유 중 하나다. 행복했던 순간을 머릿속기억보다 더 생생하게 꺼내볼 수 있게 하는 마법, 그게 기록의 매력인 동시에 힘이 아닐까? 아이들과 함께 추억하는 기쁨은 물론이고, 엄마가 써놓은 글들을 읽으려 한국어에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까 하는 흑심도 살짝 끼어있다. 우리 가족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준다면 그 또한 기쁠 것이다. 좀 늦게 선명해진 생각 덕에 마음먹은 글을 다 쓰진 못했지만, 중간 기착지로 썼던 글을 모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하려 한다. 마음먹은 글, 떠오르는 글을 계속 써 내려가다 보면 좀 더 정리된 우리 가족 언어이야기가 모아지리라 믿는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