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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Dec 26. 2022

배려심에는 체력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갑작스러운 고백 그리고 굳은 결심

갑작스럽게 고백하자면 나는 배려심 깊은 편이 아니다.

최근 스스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내린 중간 결론인 셈이다.


왜 그런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면,

나는 지금껏 '나 vs 세상' 어려움이 사방에 깔려있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1인 파이터였던 것이다. 길을 걸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를 피하느라 사방을 경계하고 심심할 틈 없이 터지는 다이너마이트급 사건에 낙담했다가 수습하기 위한 노력으로 시간을 보내느라 참 바쁘게 살았다.

우선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했기에 타인을 위한 배려심 그리고 이해심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20대 후반을 넘어서는 그 모습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끝없는 자아성찰을 하며 부족함을 채워나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충분치 않았던 것 같다.


그럼 주변에 배려심이 깊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진심으로 배려심이 깊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모습을 갖췄다.

우선,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그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한다.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 타인에게 친절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체력이 뒷받침된다고 하는데 너무 맞는 말이라 격하게 공감한 기억이 있다.

배려심도 친절함과 같다. 결국 나 자신이 타인을 생각하여 나타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의 체력 = 나 이외의 사람까지 케어할 수 있는 에너지가 충만해야 한다. 스스로를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본인 외 사람을 신경 쓸 수도 배려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음, 마음에서 오는 여유를 가진 사람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크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눈앞에 놓인 상황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자국 떨어져 상황을 판단하고 그다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여유. 상황을 넓게 보고 상대의 모습과 입장까지 고려한 후 행동하기 때문에 상대는 충만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결국은 나에 대한 확신과 단단한 마음이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체력과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누군가 나에게 도량이 좁다 라며 장난스레 말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욱하는 마음에 화를 내기도 했지만 어쩌면 난 드넓은 들판 한가운데 좁은 어항을 만들고 그 안에서 안주하고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얇은 유리막이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존재로만 믿고 유리막을 더듬으며 내 한계를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투명막을 깨고 나올 튼튼한 체력과 들판 한가운데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침착한 마음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갖추는 모습을 갖추고자 한다.

굳이 나의 한계치를 정해둘 필요 없이 도량의 넓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스스로의 모습을 관망할 그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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