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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hailey Dec 14. 2022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건

침묵조차 편해지는 과정을 만드는 것

나는 하루도 퇴근 이후 바로 집에 가는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친구를 만나는 약속이 없더라도 회사 - 집 사이에 빈 공란을 외부에서 채우곤 한다.


누군가 이러한 나의 스케줄을 보곤 E성향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 추측하기도 하는데 막상 나는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친한 친구와도 많아야 3달에 한번 정도 볼까 하는데 이러한 나도 사회적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한 자리는 나가야 하기에 틈틈이 약속을 잡는다.


오늘도 그러한 날 중 하루였다. 최근에 퇴사한 동료를 포함한 소소한 송년회.

시작은 역시나 가볍게 근황을 서로 물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음식을 앞에 두고 배를 채워가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가 가지고 있던 대화 주제가 고갈되는 시점을 느낀다. 틈틈이 여러 주제를 던져가며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가끔 이 어색함을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꾸준히 쌓아가며 침묵조차 편해지는 시점을 만들어가는 듯하다. 어색한 침묵을 유독 견디기 어려워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관계가 가끔은 피곤하지만 나의 시간을 함께 채워줄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혼자만의 시간으로 매일을 채우고 싶지 않기에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 관계 속에서 침묵조차 따스한 온기로 채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피어오르는 오늘이다.

하루 한 가지, 한 달이면 30가지의 소소한 변화로 1년 뒤 지금보다는 더 따스한 온기를 갖춘 사람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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