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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습관

조식 에세이

by 나비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해장국 집으로 향했다.

선짓국을 시켰다.

음식은 앉자마자 아주 빨리 나왔다.

미리 만들어놓은 것처럼...

비릿한 냄새도 나지 않고 부드러웠다.

선지는 푸딩처럼 부드럽고 신선했다.

왜 그동안 선짓국을 먹지 않았던가!

이제부터는 설렁탕 대신 선짓국이다.

먹고 나니 왠지 모르게 몸이 뜨거웠다.

원래 몸이 항상 차디찼었는데 이상하게 몸에서 열이 났다.

뒤에서 누가 내 욕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먹는 내내 화끈거렸다.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친지라 정리고 뭐고, 일단 피곤했다.

집에 도착해서 잠부터 잤다.

차박은 운치는 있으나 아무래도 잠은 불편하다.

긴 잠을 자고 일어나니 여름이가 반겨 주었다.

미리 먹이와 물을 놓고 간지라 배고파 보이지는 않았다.

츄츄르를 주자 혀를 날름대며 환장하며 먹는다.

반려묘한테는 마약이다.

배가 고팠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엄마가 보내준 간고등어가 있었다.

그리고 갓김치.

프라이팬에 대충 기름을 두르고 간고등어를 익히면서 햇반을 레인지에 돌렸다.

고등어 굽는 냄새에 여름이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

여름이에게 한 점을 떼어 주니 간만 본다.

이번 갓김치는 제대로 곰삭았다.

고등어 한입.

물 말은 햇반 한입.

갓김치 한입.

왼쪽부터 순서대로 놓고 먹는다.

국을 왼쪽에 놓고 먹는다고 어른들한테 혼나기도 했었다.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배부르니 이제 가게 문을 열어야겠다.

이 동네에 가게를 개점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여기가 좋다.

녹지가 많아서 포근하고 냄새도 좋다

평일 오전부터 중고 LP와 중고 만화를 사러 오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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