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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Jan 12. 2020

손끝의 통증이 느껴지고나서야 우울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우울이 찾아왔다


​하루 종일 기타를 붙들고 있다가
손끝의 통증이 느껴지고 나서야
우울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겨우 내 몸과 기타를 분리시켜
이불 위에 툭, 올려놓았다.


나는 이불 안으로
기타는 이불 밖으로


우울은 공포처럼 맞서 싸워야 하는 게 아니라
관심받아야 할 중요한 마음의 호소이다.

못 본 체하거나
하찮게 여기지 않으며
미화하지도 않는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뿐이다.

우울이 내게 보내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우울은 정체되어 있던 몸과 마음이
변화를 겪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삶에서 무언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신호를 듣는다.

우울이 다시 왔구나.
나는 우울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고,
내게는 우울의 늪에 빠지더라도
빠져나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울의 베일이 벗겨지면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내일이 오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미루는 게 아니라

'내'가 진짜 괜찮아지도록
나를 돌아보고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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