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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리부부 Mar 17. 2022

세상에 없는 엄마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태리부부 김혜지입니다. 


2020년 10월 22일, 엄마를 떠나보낸 후 엄마에 대한 글을 여러 차례 브런치에 기록해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었고, 가장 조회수가 많이 나왔던 글도, 좋아요와 공유 1등도 

엄마에 대한 글이었으며,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로 소개되면서 브런치 구독자 숫자가 하루 만에 300명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숫자가 무엇이 중요하겠느냐만은 그 덕분에 저도 묘한 위로를 받으며 엄마에 대한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더불어 제 글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의 말씀도 함께 전합니다. 


세상에 없는 엄마를 기록하기로 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엄마를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글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엄마의 장례식장에서의 낯선 감정, 엄마의 죽음을 엄마의 친구들에게 알리던 날, 엄마의 사망진단서를 받아 들던 날, 엄마의 마지막 김치를 먹던 날,,, 그 모든 날것의 감정들 조차 기록될 필요가 있었으며 응당 그래야만 했습니다. 울음으로든 글로든 모두 토해내야 남은 생을 뒤틀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응원도 해주셨지만 제 날것의 감정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도 계시다는 것을 뒤늦게 전해 들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저도 어디까지 내 감정을 드러내야 하며 어느 정도로 솔직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토해내기에만 바빴고 미숙했습니다. 엄마의 부재를 글로 쓰는 것이 남이 아닌 남은 가족들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을까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한자도 써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딸로서 내 엄마를 기록하는 일은 한 인간으로서도 중요한 작업이었으며,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웃으면서 엄마의 사진을 바라보고 싶고, 가족들에게도 엄마 이야기를 꺼내고 싶거든요. 비록 엄마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내 엄마는 언제나처럼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의 안녕을 빌어주고 계실 테니까요. 더불어 우리 가족의 기도도 엄마를 향하고 있음을 압니다. 


몹시 그립고, 단 한 번이라도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엄마에 대한 글을 시작,
아니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 가을과 겨울 사이, 엄마에 대한 책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브런치에 작성해둔 엄마에 대한 글은 모두 비공개 처리해두었습니다. 토해내지 못했던 울음을 글로 꾹꾹 눌러 담아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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