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디자인 팀, 교정 교열팀, 마케팅팀, 인쇄 기술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독자까지. 모든 이들의 힘이 합쳐져 로마로 가는 길이 출간 후 열흘만에 네이버 도서 여행부분 베스트셀러 빨간딱지를 받았습니다. 출간 이후 열심히 홍보를 하면서 온 기운이 저에게로 모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여러 번 스쳤는데요, 사실 이렇게 빨리 베스트셀러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탈리아 시간으로 아침에 확인을 하자마자 어안이 벙벙해서 여러 번 새로고침을 하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지 뭡니까. 이 빨간딱지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얼른 캡처를 하고 우리 출판사 식구들에게 먼저 소식을 전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기쁜 소식을 알렸습니다.
요즘 제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채널에 본의 아니게 너무 책 소식만, 자랑만 늘어놓는 것이 아닐까, 피로감을 심어드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제 책은 제가 홍보를 해야겠기에, 요즘 자기 피알은 스스로 하는 시기이기에 자랑 섞인 피드를 올리고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너무나 기쁘고 게다가 평온한 와중에 대한민국의 폭우 소식을 종일 접했거든요.. 하루빨리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고,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지만, 요즘 종이책 시장이 정말 어렵다고 합니다.
혹자는 좋은 책을 짓는 것보다 팔릴 책을 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합니다.
'팔릴 책' 이란 것은 소위 말해 구매력이 있는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를 뜻하기도 합니다. 책을 짓는 것은 출판사와 작가가 함께 이루어내는 일이지만, 책을 판매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 8할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집장님은 그런 현실이 슬프다고 했습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종이책을 읽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숏 콘텐츠에 열광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니 정말이지 아이러니한 시대에 살고 있지요. 최소한 '나'는 종이에 미안한 작가는 되지 말자 다짐하면서 우리는 정말 좋은 책을, 오래 읽힐만한 책을 지었습니다.
'좋은 책을 만들 자신이 있다' 던 편집자도, ' 좋은 글을 쓸 자신이 있다.'던 저도, 디자인 3교 이후에는 말하지 않아도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책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편집장님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많이 걱정이 되어서 잠을 이룰 수 조차 없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물론 날씨가 더워서 이기도 하고요) 2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를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분들 중에서 과연 몇 분이나 제 책을 구매해 주실까 걱정도 되고, 늘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 같아 죄송한 마음도 컸습니다. 차라리 우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혹은 진짜 이탈리아 순례길을 걸을 사람들이 책을 많이 구매해 주면 좋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걱정으로 밤잠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고, 출간 이후에는 매일 책 순위에 연연하는 날들에 숨을 죽이기도 했습니다.
저를 위해서 라기보다는 우리 출판사를 위해서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저는 출간을 하고 나면 다시 개인적인 감상을 글로 쓰면서 일상으로 돌아갈 테지만, 출판사는 지속해서 책을 만들어내야 하니까요. 온몸이 부서져라 소통하고, 걷고, 쓰고, 책을 만드는 우리 편집장님에게 홈런을 날려 도움 되는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 바람처럼 열흘만에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었습니다. 물론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서 책을 수천 권 판매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작가' 로서의 제 자존감도 높아졌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베스트셀러 작가병에 걸려서 남편을 고생시킨 것은 '안'비밀입니다. 하하하
부끄러운 손글씨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응원해주시고, 로마로 가는 길을 즐겁게 읽어주신 많은 독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