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덥다.
짜증스런 몸을 일으키니 등엔 땀이 흥건하다.
선풍기는 달달거리며 더운 바람을 끝없이 뱉어낸다.
얼마나 잔걸까?
후텁지근한 여름 낮, 창밖 아파트 주차장은 느리다 못해 멈춰 있는듯 적막해보였다.
‘그 놈은 그렇게 되어도 싸! 나쁜 놈. 꿈에라도 혼 좀 나봐야지. 응!’
한숨을 내뱉고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먹을게 하나도 없다.
오백미리 생수 한 병도 없다.
시어빠진 김치 한 통, 언제 온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 오래된 치킨무와 말라 비틀어진 생 브로콜리 한 줄기. 날 비웃는 건가, 피식 웃으며 쿵 문을 닫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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