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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kiroo Oct 09. 2017

축구를 말하다

포포투 잡지 커버를 그려보자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라고 묻는 다면


축구 게임을 하거나
축구 하이라이트를 보거나
직접 축구를 하거나
축구 유니폼을 입어 봅니다.


아이 둘 있는 아빠가 스트레스를 풀면 어디서 풀 까만은, 축구야 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최고 스포츠이다. 그러고 보면 학창 시절 기억 남는 것은 어두워지도록 밤새 축구한 기억밖에 없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축구화 없이도 구멍 난 운동화 신고 그렇게 뛰었다면 정말 좋아하긴 했나 보다.




포포투 잡지 (https://www.fourfourtwo.com/)

1994년 첫 발행을 시작으로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축구 잡지. 전통적인 축구 포지션인 4-4-2를 잡지 이름으로 하는 센스만큼이나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이내믹하여서 그들 기사를 좋아한다. 한국에도 포포투 한국판이 발행이 되고 있으며 그 명성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그런 포포투 잡지에서 커버 의뢰가 들어왔다.


이제까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커버를 한 경우가 매우 드물정 도로 완성도 있고 멋진 사진으로 가득한 포포투 커버에 내 그림이 들어간다니, 상상만으로도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물며 많은 축구 팬들과 내 그림을 공유할 수 있다니 ESPN magazine과 프로젝트 이후로 오랜만에 스포츠 관련해서 설레 본다.

9월호 잡지의 커버를 멋지게 완성하는 게 내 미션이다. 특별히 EPL 리그가 시작되는 것과 관련 특집 기사가 다뤄지니 이와 관련한 그림을 그려야 했다. 좋아하는 선수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편집장님과 미팅 끝에 6개 유명팀에서 주목할만한 선수를 그리기로 했다.


첼시 - 모라타

토트넘 - 손흥민

리버풀 - 피르미누

아스날 - 라카제테

맨체스터 시티 - 데 브라이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포그바


이외에도 그리고 싶었지만 최종적으로 빠지게 된 선수는 아자르, 쿠팅유, 아게로, 루카쿠 등이 있다. 언제 시간이 나면 모두 그리고 싶다. 우선! 위 선수들부터 작업 슈슝!





1. Paul Pogba | French footballer 191cm

가장 먼저 그린 선수는 포그 바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캐릭터가 워낙 명확해서 짐승 같으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팔려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포그바. 그려보자!


Paul Pogba (Manchester United F.C.)

일반적으로 캐리커쳐 느낌으로 접근하다 보면 개성이 떨어질 수가 있기에, 캐릭터 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싶었던 만큼 한 번의 스케치로 최종 결과물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었다.


2. Alexandre Lacazette | French footballer 175cm


두 번째는 아스날 라카제테! 리그앙에서 엄청난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epl로 입성한 그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격 수치고 크지 않은 키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펜을 절로 움직이게 만든다. 라카제테 역시 한 번의 스케치로 컬러링까지 한 번에 후루룩!


Alexandre Lacazette (Arsenal F.C.)

두 명까지 잘 나왔다. 순조롭다. 한 큐에 완성을 시킨다는 게 어렵지만 이미 머릿속에 느낌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3. Álvaro Morata | Spanish footballer 189cm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레알-유벤투스-레알을 거쳐 첼시로 돌아온 잘생긴 스트라이커 모라타를 표현하는데 내 느낌이 역부족했던 듯하다. 개성도 살려야 하고 캐릭터성도 부여해야 하고.. 여러 번 스케치를 거듭했으나 쉬이 풀리지 않았다. 스케치만 하다간 시간이 많이 지체될 듯했다. 어떻게든 그려보자!


Álvaro Morata (Chelsea F.C.)

수염을 표현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는데.. 꽃미남 이미지보다 좀 더 야성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넣었지만, 요새 수염을 모두 자른 것으로 보아 실제를 잘 반영하지 못한 듯하다. 으헉!


4. Kevin De Bruyne | Belgian footballer 181cm


첨엔 아게로 선수를 그리고 있었다. 스케치를 하며 느낌을 잡아가는데 생각처럼 아게로 느낌이 나질 않았다. 요 녀석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날 즈음 데 브라이 너를 표현해도 좋다는 잡지사 의견을 듣고! 옳거니!!! VfL Wolfsburg때부터 좋아했던 데 브라이 너를 바로 그렸다. 그의 노랑머리와 빨개지면 골을 터트리는 그는 그야말로 하나의 캐릭터이다. 그는 느낌 잘 아니까! 역시 한 번의 스케치로 컬러링까지 순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Kevin De Bruyne (Manchester City F.C.)

전체 구성상 금발머리 백인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데 브라이너 캐릭터가 만들어져 전체적인 완성도가 올라갔다! 현재도 왕성히 활약하고 있는 그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


5. Son Heung-min | South Korean footballer 183cm


아시아 사람을 개성 있게 그리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이목구비를 차치하더라도 그 느낌을 살리는 게 어렵다. 능력 한계인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스케치들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손흥민 특유 표정 그리고 캐릭터화 시키는 것.. 어려워... 하던 찰나! 우연히 그은 선이 꽤 그럴싸한 느낌을 잡아 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다.


Son Heung-min (Tottenham Hotspur F.C.)

어디에나 호불호 여지가 있겠지만 난 만족한다. 이건 손흥민이다. 어렵게 대한민국이 월드컵 32개국에 들어간 만큼 좋은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


6. Roberto Firmino | Brazilian footballer 180cm


으아아악! 역시 가잔 느낌이 오지 않는 캐릭터는 마지막에 두었었다. 하지만 승부 시간은 다가왔고 난 피르비누를 표현해야만 한다.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엔 몰랐는데 그의 외모는 생각보다 강렬했다. (개인적으론 호나우딩요 못지않다고 본다.) 눈코 입이 조금만 기울어져도 다른 느낌이 난다. 그렇다고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자니 과도한 느낌도 난다. 멋있게 표현하되 누가 봐도 피르미누처럼 보여야 한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해보자.


모라타 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했고 피르미누 느낌이 나올 것 같아!라고 스스로를 self discipline 해가며 마무리를 지었다.




실제로 주어진 시간이 4일이었기 때문에 느낌이 잘 안 나와 막힐 때는 초조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나의 그림을 오래 그리는 것과 순차적으로 6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조급한 정도가 분명 다르다. 최초에 의도했던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면서 일관된 느낌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표현하는 것. 물론 그 안엔 각 선수들 개성과 스타일이 캐릭터 느낌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것. 어느 정도 미션은 달성된 듯하다. 기분 좋게 마무리되었고 2017년 9월호 한국판 포포투 잡지 커버에는 내가 그린 EPL 선수들이 보이게 되었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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