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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잌쿤 Jul 27. 2018

맘마미아 2(2018)

더 강력해진 감동과 명곡의 귀환

※ 브런치 무비패스 참여 작품입니다(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니기에, 이 작품을 접한 것은 순전히 아바(ABBA)에 대한 팬심과 호화 캐스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원작이 훌륭하다고 해서 또 배우들의 면모가 화려하다고 해서 영화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절대 없기에, 전작인 맘마미아(2008)의 세계적인 흥행은 사실 조금 의외였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더러 있었기 때문인데, 이번 2편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이유다.


하지만 맘마미아 2를 관람하고 나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은, 이 작품이 내가 1편에 대해 가졌던 다소 아쉬웠던 부분을 대부분 완벽하게 개선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속편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도대체 지난 10년 간 이 감독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싶어 제작진을 살펴보니 1편과는 다른 감독이었다(...) 원래 뮤지컬 영화를 싫어한다거나 맘마미아 1편이 도저히 오글거려 못 봐주겠다는 지경인 사람이 아니고서는, 맘마미아 1편을 접한 사람이라면 2편도 무조건 관람해야 할 이유가 있다. 또한 2편 관람을 예정에 둔 사람인데 1편을 아직 보지 않았다면 큰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어서 1편을 먼저 접하도록 하자. 1편을 보고 나서, 2편에 대해 다음과 같은 관전 포인트에 집중한다면 훨씬 더 깊게 맘마미아의 속편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우선 첫째로, 1편을 관람한 사람들이 내리는 대부분의 평가는 '뮤지컬 맘마미아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절대로 장점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뮤지컬 영화는 뮤지컬이 아니라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로서 가능한 짓(?)들을 최대한 벌여야 한다. 그리스 섬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대단히 매력적이지만, 맘마미아 1편은 그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너무 그대로 뮤지컬을 그대로 연출한 아쉬움이 있었다. 1편의 감독인 필리다 로이드는 본래 연극, 오페라, 뮤지컬의 연출자로 이름이 높은 인물이라고 하니 수긍이 간다.



반면 2편의 감독 올 파커는 로맨틱 코미디물의 전문가로, 영화적인 연출 기법을 훨씬 잘 활용하여 맘마미아의 속편을 확실한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냈다. 극의 초반부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스카이(도미닉 쿠퍼)가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거울을 통해 겹쳐 보이는 연출은 영화의 시작부터 나를 놀라게 했고,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 만에 이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두 번째는 역시 영화의 핵심인 아바의 명곡들이다. 1편에서 웬만한 히트곡들은 다 갖다 썼기 때문에 2편에서도 음악은 거의 재탕이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있었지만, 대체가 불가능한 몇몇 곡을 제외하고는 그런 우려가 무색하게 대부분의 사운드트랙이 새로운 곡들로 채워졌다. 사운드트랙은 1편이 18곡, 2편이 18곡으로 곡 수가 같으며 총 5곡이 중복되어 등장한다.(적색은 1편에도 수록되었던 곡들)


When I Kissed the Teacher

I Wonder

One of Us

Waterloo

Why Did It Have to Be Me

I Have a Dream

Kisses of Fire

Andante, Andante

The Name of the Game

Knowing Me, Knowing You

Angel Eyes

Mamma Mia!

Dancing Queen

I've Been Waiting for You

Fernando

My Love, My Life

Super Trouper

The Day before You Came


물론 2편에서 다시 듣고 싶었던 곡들도 있었지만, 그런 아쉬움보다는 극에서 노래로 넘어가는 이야기의 구성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1편에서는 일부 뭔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2편에서는 영화와 곡이 더욱 잘 어우러진다. 특히 1편에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불렀던 'I Have a Dream'과 'The Name of the Game'은 2편에서는 도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릴리 제임스가 부르는데, 각각 희망을 다짐하는 장면과 갈등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점이 평행을 이룬다.



세 번째는 노래의 연출이다. 뮤지컬 영화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무대 연출 역시 전작보다 더욱 영화스러워졌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크리스틴 바란스키 정도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가창력이 좋지는 않았던 기존 출연자들의 노래 비중을 줄이고 훨씬 노래 실력이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함으로써 듣는 즐거움이 늘어났다. 특히 절망적이었던 피어스 브로스넌은 다행히도(!) 거의 노래를 하지 않으며, 2편의 주인공인 릴리 제임스는 맘마미아의 명곡들을 소화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훌륭한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아울러 댄서들의 군무 역시 수준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으며, 젊은 해리(휴 스키너)가 도나를 유혹하는 술집에서의 퍼포먼스는 감탄스러운 수준.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룬 감동적인 스토리와 엔딩의 여운 역시 전편 못지않은 훌륭한 구성이며 놀랍도록 싱크로율이 높은 인물들의 젊은 시절 배역 캐스팅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또 하나의 묘미이다. 과연 이 작품의 3편이 나올 수 있을까. 아주 오랜만에 '전편보다 나은 속편'을 감상한 기분으로, 아바의 명곡들을 다시 들어보며 주연 배우들의 또 다른 출연작들을 찾아보는 잔여 즐거움을 누려야겠다.


Mamma Mia! : Here We Go Again, 2018 / Ol Pa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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