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
11월의 가을은 아닌데,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겨울로 들어설 듯해 보인다. 오늘은 재*이가 병원진료로 학교를 오지 못하고 예*가 팔을 다쳐서 학습에 제대로 임하지 못한 것 말고는 별 일이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 시간표에 담지 못한 다모임이 있어 서둘러 아이들을 챙겨 시청각실로 간 것 말고는 말이다. 시청각실에서 열린 다모임은 지난 예술제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해서 다음주 김장담기 행사에 관한 역할 분담을 하고 알뜰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 중간놀이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온 아이들은 오늘 예정에도 없던 연극대본을 읽으면 안 되냐 한다.
사실 오늘은 통합교과 '상상'의 영역 중 세상에 없는 동물을 만들고 꾸미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일단 예*가 하기 힘든 상태이고 동물과 곤충을 너무 좋아하는 재*이가 없는 상황이라 겸사 겸사 다음주로 미루고 아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줬다. 그 이후로는 <맨 처음 글쓰기>의 주제 '먹다'로 시간을 보냈다. 내용을 채우지 못한 것은 집에 가져가서 해결해 오라고 했다. 처음으로 가져간 <맨 처음 글쓰기> 공책을 어떻게 채워 올지도 궁금하다. 연극은 '강아지 똥' 이후로 우리 아이들이 너무도 참여하고 싶은 영역이 됐다. 아직은 서툴지만, 신나게 읽으며 즐기는 아이들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오늘은 서울로 가야 한다. 개인 일정이 있어 1박을 서울서 하고 와야 한다. 아내는 일본으로 장기 여행을 떠나가 있고 아들은 군에 있고 나는 또 집을 떠나 잠시 서울에 머물다 내려온다. 각기 흩어지는 삶들. 그래도 어김없이 다시 만날 가족, 그래도 주말만 보내면 다시 만날 아이들. 그렇게 돌고 돌아 함께 가는 삶. 이번주가 올해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청량한 가을 날이지 싶다. 주말 우리 반 아이들 무사히 감기 안 걸리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58일째 되는 날이고 아이들과 헤어질 날을 48일 앞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