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
오늘도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맨 처음 글쓰기>로 주제어 움직씨 '듣다'를 무난히 시간내에 읽고 쓰고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도 수학시간에는 10을 이용한 덧셈과 뺄셈을 말로 익혀 풀게 하고 확인하고 지난 시간 밸셈을 다시 복습하고 가로셈과 세로셈을 복습하고 다양한 덧셈 방식을 식으로 익히고 교과서 속 놀이 시간을 즐기고 따로 익혔다. 점심시간에는 지난해에 이어 일 년에 딱 한 번 나오는 랍스타를 식단으로 받았는데, 작년과 달리 이번 아이들 중 절반은 안 먹겠다 목 먹겠다는 아이들이 많아 그럼에도 맛을 보게 하려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렇게 교실로 돌아와 보니 벌써 마지막 시간. 아이들과 약속한 8월말에 심었던 무를 뽑는 날. 각자 하나씩 뽑아 든 무를 주사님의 도움을 받아 무청쪽을 자르고 그것을 다시 각자 비닐에 담아 교실로 가져가고 집에 가서 깍두기를 만들 수 있도록 부모님이랑 썰어 절여 오게 신신당부까지 하고 나니 하루가 금세 지나가 버렸다.
이어 교실 청소를 하고 도서실 가서 도우미 어머님 만나 도서실 상황 점검하고 다시 돌아와 교샇학습공동체 시간을 운영했다. 오늘은 수학이야기 그동안 국어수업 속에서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이야기로 학습을 했다면 이제는 수학으로도 아이들과 만나야 하는 이유. 수학도 결국 읽기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미국에서 11번이나 개정돼 전 세계로 알려진 이론과 실천이 결합된 서적으로 개관을 하며 수학수업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함을 공유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4시에 세종에서 정말 애정하는 후배님들이 찾아오셔 맞이를 했다. 나를 만나러 온 김에 새롭게 지은 학교도 둘러보고 싶어 하여 구석구석 안내했다. 100명도 안 되는 아이들이 사는 공간이 꽤 멋있게 자리한 것에 다들 놀라며 부러워 하였다. 물론 학교에서 지내는 교사들의 수고로움에 또 다르게 놀라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저녁식사를 하러 신정호로 향하고 2시간동안 이야기꽃을 피웠다. 사사로운 이야기부터 세종시의 학교이야기와 지속가능한 학교에 대한 걱정, 교사로 사는 삶에 대한 걱정. 새롭게 참여하는 교사모임의 일꾼들의 역할까지 나누고서야 비로소 헤어지게 되었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는 다시 오늘 아이들이 써준 일기 중 몇 개를 돌아본다. 나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이야기. 자리를 바꾼 것에 대한 기대감과 아쉬움, 어제 급식실에서 일어난 이야기로 쓸 것이 없다는 아이가 쓸 것을 찾아 재미나게 쓴 이야기. 그렇게 각자의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또 하루가 지났다. 내일도 아이들과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섭섭함은 달래주고 관계는 살펴보고 쓸 것 있는 삶을 찾아보게 하는 일을 어김없이 반복할 것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63일째 되는 날이었고 헤어질 날을 43일 앞둔 날이었다.
날짜: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날씨: 추운 날
제목: 눈물 바다처럼 슬픈 날 | 조**
나는 오늘 선생님께 잔소리를 들었다. 왜냐하면 속상한 걸 말했는데 잔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고자질 하는 걸로 알아 들었다. 내가 생각해서 얘기한 방향과 반대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너무 속상했다. 힝 ㅠ
날짜: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날씨: 북극곰이 살 것 같은 날
제목: "상*아, 재*아!" : 곽**
오늘 선생님이 새싹반 아이들한테 말했다.
"너는 저기로 자리 옴겨. 너는 여기. 너는 여기."
근데 난 아쉬웠다. 상*이랑 아님 재*이랑 안고 싶었는데 완전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재*이는 조금 가까이 있지만 상온이 하고 책상이 붙어 있어서 서로 가끔 얘기도 나누고 난 대신 내가 좋아하는 다*이가 내 옆에 있어서 좋기도 하다.
다*이가 왜 좋냐면 웃는 것도 맨날 하루도 안 빼먹고 다 웃어서다. 그리고 키도 작고 귀엽다. 다*이는 재미있는 친구니까 절대 안 심심할 거다. 분명하다. 진짜 재미있는 자리니까 너무 좋은 자리일 수도 있다.
날짜: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날씨: 지금까지 가장 추운 날
제목: 힘들지만 재미있는 묵상 | 송**
나는 일, 월, 화, 수, 목요일 저녁에 하는 공부가 있다. 바로 묵상이라는 것을 한다. 묵상은 성경책을 읽고 글로 쓰는 것이다. 매일 숙제처럼 하는 게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하고 나면 기분이 편안해진다. 지금 쓰고 있는 일기도 지금은 조금 힘들지만 편안해질 거라고 난 믿는다. 화이팅!
날짜: 2024년 11월 19일 화요일
날씨: 너무 추운데, 안 추운 날
제목: 찐방 떨어진 날 | 박**
오늘 급식으로 찐빵이 나왔다. 나는 밥을 다 먹고 찐빵을 멀을려고 하는데
:"안~~~돼~~~"
떨어져 버렸다. 다시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한 입만 먹을 수 있었다. 왜냐면 한 입 먹고 떨어졌기 때문이다. 두 번이나 떨어졌다고 선생님한테 말했다. 선생님이 이제는 안 줄 것 같다고 선생님이 찐빵을 내게 주셨다. 신기하게도 선생님이 주신 찐빵은 안 떨어졌다. 선생님이 도술을 부린 거 같다. 그 진빵엔 팥이 들어 있어서 맛있는 찐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