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방법
7시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아침을 맞는다.
한시간 동안 침대에 집착하고 그에게 내 등을 내어 주다가 거실로 나온다.
8시, 스트레칭을 해본다. 일주일 동안 수영 빼고는 도통 나를 가만히 두었는데 이렇게라도 움직이며 나를 깨워 본다.
명상을 시작한다. 내 숨소리를 듣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관찰하고, 발코니 창문을 열어서 지금 들어오고 나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새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어떤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지 무언가 재단하고 자르는 소리도 들린다.
나는 여기에 무엇을 위해 왔을까? 한국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에 불안함을 크게 느꼈다. 일을 할 때에도 다음 일을 생각하고, 저녁에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공부를 할 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원래 쉬는 동안 내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완전히 내 삶에 집중할 수 있을까, 내가 불안에 떨지 않고 오로지 내가 하고싶은 것들에 집중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나를 보내 버렸다. 지금 나는 파타야에서 8일째 아침을 맞고 있다.
1주일 동안 너무 바빴다. 처음 숙소는 파타야의 중심가에 있는 숙소였고, 나는 1일이 되던 날 장을 너무 크게 봐 버려서 리틀 포레스트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삼시 세끼 음식을 하기 바빴다. 사실 지낼 수록 배달을 시켜 먹게 되고 재료들을 버리더라도 그냥 나가서 먹자 하고 나가 먹은 적도 많다. 중심가에 있던 숙소였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3천원에 맛있는 팟타이도 사먹을 수 있었다. 일주일을 그렇게 지내고 보니, 나는 삼식이(1일 3끼를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인 나를 잘 먹여줄 자신이 없었다. 나 같은 삼식이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희생에 숭고한 감사를 보내며 공부를 하려면 파타야가 아니라 기숙학원을 갔어야 했나 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 아침에는 침대에 뒹굴거리면서 이 숙소를 취소하고 조식이 나오는 호텔로 옮길까? 라고 생각했다.
어제 새로 옮긴 숙소는 경치가 근사하다. 산이 보이고 바다도 사알짝 보인다. 그리고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내가 무언가 사먹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고 나가야 한다. 그래도 아파트 안에 마트도 있고 카페도 있다. 그런데 이제 나를 먹이는 것이 지쳐서.. 삼시 세끼가 아니라 배고픔을 충분히 느끼면 밥을 먹는 전략을 택하기로 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