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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Jul 09. 2024

22

(7월 9일 화요일)


마지막 편지.



집이야.


여기가 익숙한 장소라는 걸 잊고 있던 기분이야.

그 익숙한 장소로 돌아오니까,

그리고 그 익숙함에 다시 들어오니까,

갑자기 지난 두 달이 꿈처럼 느껴져서

약간 무섭기도 해.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 좋은지 나쁜지 말할 수가 없어.

그럴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그 예상했던 감정들 중에서

‘무서움’이 생각보다 더 크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이게 또 다른 뭔가를 어서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거겠지.

그 두 달이 꿈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사실 꿈이 아니라

진짜였으니 말이야.


그 경험은 진짜였다는 걸 잊지 말라고,

무서움이 과하게 커지려고 할 때마다

나한테 계속 말하려고.


그리고 이 두 달간의 편지 역시

꿈속에서 썼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꿈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

너무나 진짜들로 가득한 편지였다는 것도.


이 스물두 개의 글이,

그 증거가 되어주겠지.



어쨌든 이렇게,

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

언제 또 떠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래도 이 글이 끝남과 동시에

우린 이제 정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겠네.

나는 어김없이 뜨거운 아메리카노일 것 같아.


너는 아마도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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