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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Jun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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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 수요일)

 

저번에,



오전에 도서관에 가려던 참이었어.

책도 반납하고, 읽고, 빌려오고,

다이어리에 메모나 일기도 쓰기 위해 가는 거였지.


뭔가 마음이 급했나?

반납할 책 두 권과 다이어리,

그리고 이어폰과 휴대폰, 텀블러까지 챙겼는데

책 두 권 위에 올려놓았던 펜 하나는 쏙 빼놓고 나왔어.


도서관에서 그걸 알아차렸고,

그걸 알아차리자마자

뭔가를 적고 싶더라.


그래도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니까, 괜찮았어.

뭔가를 적고 싶다는 생각은 뭐, 금방 사라졌지.

그리고 다시 (절대 '집'이라고 부르지 않던) 숙소로 돌아왔어.

내가 놓고 갔던 펜이 먼저 보이더라고.



오후에는 카페에 가려던 참이었어.

책도 읽고, 다음을 계획하면서 찾아보고,

다이어리에 메모나 일기도 쓰기 위해 가는 거였지.


아니 근데 진짜 마음이 급했나?

빌려온 책 한 권과 다이어리,

그리고 이어폰과 휴대폰, 텀블러까지 챙겼는데

계속 책상에 놓여있던 그 펜 하나는

쏙 빼놓고 나왔어.


카페에서 그걸 알아차렸고,

그걸 알아차리자마자

뭔가를 적고 싶어 미치겠더라.


그러니까,

이때는 괜찮지 않았어.

종이에 뭔가를 적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았지.

손을 움직여 적어야 머릿속으로 정리가 될 것 같은 것들이 계속 떠올랐어.

내일 계획, 다음 달 목표,

사야 할 것들, 사고 싶은 것들,

쓰고 있는 글, 앞으로 쓸 글,

너에게 할 말들, 나에게 할 말들.


그렇게 커피와 휴대폰과 다이어리와 책이 내 앞에 있었지만,

내가 놓고 온 펜이 계속 생각나더라고.



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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