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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Jun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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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금요일)



내가 저번에 책을 해치우고 있어서 안 되겠다고 한 거 기억나?


차라리 그게 나은 것 같아.


요즘엔 이미 어느 정도 생각해 놓은 계획들을 계속 반복해서 또 생각하고,

이미 대사와 표정까지도 외울 정도로 많이 본 영화를 계속 반복해서 또 보고,


그러고 있어.

물론 내가 원래 보통 그러긴 하는데,

(그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 정도가 좀 심해졌다는 말이야.

이게 심해지면 신중함과 애정이 아니라

집착과 회피라고 말할 수 있겠더라고.


대학생 때 계속 이랬거든?

또 이러려고 하네,라는 생각을 어제 하면서

빨리 이 반복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어.

계속하면 어떻게 될지 보이거든.

지금 또 그럴 수 없어.


벗어날 수 있겠지?

방법은 그냥, 정신 차리고 확 빠져나오는 거야.


오늘 저녁엔

태블릿과 키보드를 들고 카페에 가야겠어.

반복할 수 없는, 새로운 걸 해야지.


.

.

.


저녁,


아까 카페에 왔어.

오늘은 두 시간 반이라도 더 생산적일 수 있었으니,

어제보다는 나은 거겠지.


점차 다시 빠져나오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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