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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가든 Jun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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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일요일)



몸에서는 힘이 빠지고 기분은 계속 가라앉던

몹쓸 상태에서

슬슬 걸어 나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야,

오늘, 드디어.



일단,

새벽에 안 깨고 아침까지 쭉 잤어.

오늘은 일찍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약간 내려놓고

 시간  늦게 일어나기도 했어.


그리고,

여름 느낌 재즈를 들었어!

가을이나 겨울에 들어야 할 것 같은 따뜻한 분위기 말고,

봄에 들어야 할 것 같은 여전히 따뜻한 느낌도 말고,

아직 미치도록 덥진 지만 꽤 더운

 여름에 들어야   같은 노래들로.


그리고  중요한 ,

오늘 날씨가 좋아.

지금은 오전인데, 이따가 오후가 되면 더워지겠지만 그래도,

몹쓸 상태에서 걸어 나오려면

흐린 것보다는 밝은  

언젠가부터 도움이 아주아주 되더라고, 나한테는.


그리고,

지금 처음 오는 장소 왔는데 여기가 마음에 들어.

적당히 사람들이 모여들고, 여유로워.

지금 내가 있는 이 도시가 좋은 이유들 중 하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건데,

(많지 않은 게 아니라 별로 없지.

 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가끔씩 놀라.)

사람이 웃긴 , 사람이 너무 바글대는  물론이고

적당히 많아도 힘들어하는 내가,

사람들이 보고 싶더라.

그냥, 내가 모르는, 낯선 사람들 말이야.


그러니까,

 도시에서의 생활이

나에게 도움이  것들  하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어느 정도 반가워할  아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야.


일시적인 현상이려나?

그래, 내가 어디에 있고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하지만 두려움은 확실히 줄었어!

그런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은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조금일지라도.



내가 왜 최근 약 일주일 동안 (일주일 동안인 것 같아)

몸에서는 힘이 빠지고 기분은 계속 가라앉았던 몹쓸 상태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짐작되는 이유가 있긴 :

단순한 호르몬에 따른 증상,

이곳에서의 생활이 끝나감에 따른 기분 변화.

하지만 여기에 당연히 ‘이유 없음 있지.)


일단 걸어 나오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고 있어.

물론 또 이러다가 다시 뒤로 걸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뭐, 일단은.



그럼 오늘 나에게 도움이 된 그

여름 느낌 재즈를 들려주며

이만 줄일게.


너에게도 도움이 되길.




Gettin’ To It - Christian Mcbride Big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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