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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라 Feb 02. 2020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2008’
배경 무대, 다윈

다윈에 무차별 기습 폭격을 감행한 일본

   

엄청나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다윈에 도착한 우리는 비를 피해 호스텔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비가 그치면 다윈 밀리터리 뮤지엄(The darwin Military Museum)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가 쉽게 그치지 않을 것 같았다. 다윈에 가면 군사박물관과 디펜스 오브 익스피리언스(The Defence of Darwin Experience)는 꼭 들러보아야 할 중요한 전시장이다. 그러나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 곳곳에서 전쟁기념비, 유류저장소, 폭격 맞은 건물, 기총소사 총탄 흔적이 남아있는 담벼락 등 전쟁의 상흔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윈 시내 비롯하여 주변이 전쟁 유적으로 덮여있다. 


1940년대 호주 대륙 중 유일하게 일본군에게 침공당한 다윈은 태곳적 자연에 묻혀 있는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도시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1942년 2월 19일  일본군 제로센 전투기 폭격으로 평화롭기만 했던 다윈은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일본군의 다윈 공습은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버금가는 대규모 공습이었다. 일본군은 항공모함 4척, 항공기 242대를 동원하여 20개월 동안 100여 차례가 넘게 다윈 시내와 주변을 기습적으로 폭격을 가했다.   

   

당시 다윈은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합군의 보급기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1941년 12월 7일 항공모함 6척, 전투기 450대를 동원하여 진주만 공습을 단행한 일본은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쉽게 점령하였다. 일본의 속셈은 연합군의 주축이었던 호주가 태평양 전투에 개입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무자비한 기습 폭격을 감행하였다. 일본군의 호주판 진주만 공습으로 민간인과 호주 연합군 243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 군함 10척, 항공기 23대가 파괴되었다.     

 

영화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2008)’은 당시의 참혹했던 일본군의 폭격 현황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호주를 여행하기 전에 꼭 한 번 보아야 할 영화다. 영화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의 원주민과 백인 간에 얽힌 비극적인 역사와 함께 태평양 전쟁이 발발했던 1939년~1942년 사이 시대적인 배경이 깔려있다. 


전쟁과 사랑원주민의 정체성을 담은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2008'     


영화 '오스트레일리아, 2008'


호주 출신 니콜 키드먼(새라 애쉴리 역)과 휴 잭맨(드로바 역)이 주연한 이 영화는 원래 백 호주 정책으로 ‘도둑맞은 세대(Stolen Gererations)를 그리고 있다.’ 도둑맞은 세대‘란 백인 정부 호주가 1909년부터 1969년까지 백인과 원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서 교회에서 아이들을 키운 비 인간적인 정책이다. 이들 혼혈아이들은 백인들의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들로 가족과 생이별을 외딴 지역으로 격리시켰다.   

   

백호주 정책(White Australia Policy)으로 호주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수만 년 동안 살아왔던 터전을 잃고 주로 아웃백 지역으로 밀려나 힘든 삶을 살아왔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정책은 1975년 인종 분리정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1975년에 인종분리정책이 막을 내렸지만 백인정부는 원주민들에게 한 번도 공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2008년 자유당 정권에서 노동당 정권으로 바뀌면서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인권을 중시하는 노동당 정부 케빈 러드 총리는 ‘도둑맞은 세대(The Stolen Generations)'에게 대국민 사과를 전했다. 캐빈 러드 수상의 대국민 사과 후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오스트레일리아'이다. 


광활한 호주의 북부 오지와 다윈을 배경으로 촬영을 한 ‘오스트레일리아’는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영국의 도도한 상류층 여성 ‘새라 애쉴리’는 황량한 호주의 아웃백에 위치한 목장에 도착하여 처음에는 당혹스럽기만 했으나, 점차 아웃백의 신비한 자연에 매료되고, 소몰이꾼 ‘드로바’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덴마크 부호의 딸 ‘카렌’이 아프리카 사냥꾼 ‘데니스’를 만나 사랑에 빠진 것과 흡사하다.      


목장에는 원주민 혼혈아인 ‘눌라’가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혼혈아를 강제로 데려가는 관리인 눌라를 강제로 데려가자 하자 눌라와 함께 물탱크 숨어 있다가 어머니는 익사를 하고 눌라는 다윈 근처의 외딴섬으로 강제로 격리되고 만다. 새라는 고아가 된 눌라에게 모성애를 느낀다. 결국 눌라는 선교사에 의해 다윈 인근 외딴섬으로 강제 격리가 되고 만다.   

    

눌라가 다른 혼혈아이들과 함께 외딴섬에 격리되어 있는 동안 일본군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 위기를 맞아한다. 드로바는 폭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섬으로 들어가 눌라와 혼혈아이들을 구출하여 다윈으로 돌아와 새라를 극적으로 만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감동적이다. 눌라가 백인 새라와 함께 다시 백인 세계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원주민 세계로 돌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결국 원주민 할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눌라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일본군의 무차별 폭격 속에서 원주민 혼혈아이들을 구출하는 장면

 

일본의 침략근성을 잊지 말아야...


일본의 다윈 폭격은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공격을 자행한 진주만 공습과 다윈 공습은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다. 일본군은 두 곳의 무차별한 폭격을 한 후에 일본은 하와이 땅이나 호주 대륙을 밟아보지도 않았다. 일본의 속셈은 미국과 호주가 태평양 일대의 아시아 국가를 넘보지 못하도록 겁을 준 것에 불과하다.      


일본의 태평양 전쟁은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일본의 오랜 군국주의적 침략근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지진과 태풍 등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일본은 어떻게 하든지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아시아 대륙을 넘보려는 침략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시대적인 배경이 1940년대 태평양 전쟁을 벌이던 시대와 매우 흡사하다. 그들의 밑바닥에는 침략근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끝까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한반도를 침략하겠다는 빌미를 잡려고 노리고 있다.      


뒤집어서 생각을 해보면 북한보다 더 악랄한 나라가 일본이다. 우리는 일본의 침략 근성과 악행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항상 일본을 경계해야 한다. 아울러 일본이 한반도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길은 일본을 앞지르는 국력을 기르는 길 밖에 없다. 호주의 최북단 다윈에서 일본의 침략근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버마, 태국 등 아시아 대륙을 집어삼키려는 야욕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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