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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장 이상헌 Aug 27. 2018

호텔 같지 않은 최고의 호텔

까사 캠퍼 베를린(CASA CAMPER BERLIN)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개인적으로 에어비앤비(Airbnb)의 슬로건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나조차 '여행은 살아보는거야'라는 슬로건이 에어비앤비를 적확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함에도.


일반인에게 여행은 '여행'이다. 무슨 일을 하던간에 일상에서 1주, 많아야 2주 정도의 시간을 오롯이 여행을 위해 할애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에게 여행은 여행일 뿐, 현지인 같이 살아보기는 결국 흉내내기 일 뿐이다.


서론이 길었다.

그래서 난 여행을 갈 때 에어비앤비 보다 호텔을 좋아한다.

호텔이야말로 확실한 '탈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침구류는 항상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욕실의 뽀송한 타월과 어메니티가 구비되어 있다. 여름엔 세상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난방에 구스다운 이불을 덮을 수 있다.


ⓒ Rhie & Park


이직을 앞두고 얻은 소중한 시간에 아내와 베를린-프라하 여행을 다녀왔다.

호텔을 선호하는 취향 덕분에 베를린과 프라하 모두 전 일정을 호텔로 예약했다. 그것도 모두 5성급으로.

그 와중에 관종의 호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끼어든 1박 일정이 있었으니 바로 '까사 캠퍼 베를린(CASA CAMPER BERLIN)'이었다.


캠퍼(CAMPER)라는 신발 브랜드에서 만든 공간으로 바르셀로나에 1호점이 있고, 베를린이 2호점이란다.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정신병이 걸릴 것 같은 레드 컬러의 현란함 속에 호텔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들만 단순하게 자리잡고 있는 방은 다양한 각도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싶게 한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큰 창 밖으로 보이는 베를린 미테지구의 풍경은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이는 배정받은 방이 가장 높은 층이라는 행운이 더해졌을 것이기 때문.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 Rhie & Park


만약 낮은 층을 배정받았다고 해도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호텔의 7층에는 투숙객을 위한 라운지가 있어 언제든 원할 때 가서 음료와 간단한 다과를 즐길 수 있다(오전 7시부터 11시까지는 조식 제공).

처음에는 방에 냉장고가 없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7층 라운지를 가보니 냉장고가 있을 필요가 없다 싶었다.

호텔에서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몇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방안에 있는 미니바이다. 특히 등급이 높은 호텔 일수록 냉장고 안에 미니바에서 제공하는 음료가 아닌 투숙객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협소하다.

특급호텔의 미니바는 고객을 위한 배려나 친절함이라기 보단 호텔의 돈벌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까사 캠페 베를린의 라운지가 더욱 투숙객을 위한 진심어린 마음으로 다가왔다.


까사 캠퍼 베를린에는 건드리지도 않을 미니바도, 팁을 꼬박꼬박 챙겨줘야 하는 벨보이도 없다. 그러나 그런 호텔 같지 않은 측면이 더욱 좋은 경험을 선사했다.


이번 일정에서 묵었던 호텔 중에서 통상적으로 호텔의 등급을 구분하는 별의 갯수에서는 가장 낮은 등급의 호텔이었지만, 단연코 가장 좋았던 호텔. 까사 캠페 베를린(CASA CAMPER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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