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베를린과 프라하
Shot on iPhone
애플이 아이폰의 카메라 성능을 홍보하기 위해 진행했던 캠페인의 슬로건 'Shot on iPhone'.
실제로 이 캠페인의 결과물을 보면, '스마트폰으로도 이런 사진을 찍을수가 있구나' 하며 감탄하게 된다.
역시 사진은 장비보단 찍는 사람이 문제인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행에 항상 카메라를 챙긴다.
물론 거창한 DSLR이나, 몇가지의 렌즈를 함께 챙겨야 하는 미러리스가 아닌 컴팩트 디카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만 쓰는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는다.
매년 그 해의 좋았던 사진들을 모아 달력을 만들어 가족과 나누기도 하고, 아내의 생일 때 역시 1년 간의 추억을 할 수 있는 사진책을 선물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를 챙기는 이유는 '찍는' 행위에 대한 몰입감 때문이다.
그래봤자 디지털 컴팩트 디카를 쓰는 주제에 무슨 몰입감 타령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 스마트폰 스크린을 보며 터치로 사진을 찍는 것과 한 쪽 눈을 감고 뷰파인더에 집중하며, 호흡을 고르고 반셔터로 초점을 맞춘 후 셔터를 눌러 촬영을 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경험이다.
보다 다양한 화각, 저조도에서의 확실한 결과물 역시 스마트폰보다 카메라를 선호하는 이유다.
아래는 이번 베를린-프라하 여행에서 스마트폰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 사진들이다.
특히나 야경을 찍을 때 삼각대 없이 이정도 결과물을 내는 건 스마트폰으로는 많이 어렵다.
아이폰X, 갤럭시S9/노트9, G7/V30 등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밝은 렌즈 조리개 값으로 저조도 기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확대해서보면 디테일이 많이 뭉개져 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야 하는 여행에 카메라는 분명 짐스럽다.
그래도 큰맘먹고 떠나는 여행에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