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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에 갔다

- 다이빙하러

by 노을

2022년 처음 프리다이빙팀에 합류했을 때 먼저 온 사람들이 해외 다이빙투어에 대해서 마구 자랑하며 나도 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때는 "뭐 비행기까지 타고 가서 그럴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겨우 세 번의 수업과 함께 자격증 시험을 과한 에 물속으로 거꾸로 처박히는 자세, 일명 덕다이빙도 제대로 못해 바로 내려가지 못하고 자꾸만 사선 방향으로 가서 남의 다이빙을 방해나 하는 수준이었기에.


다이빙이 재미있기도 하고 이왕 시작하였으니 이것을 제대로 하고 싶어 스스로 훈련을 하겠다고 필리핀 보홀로 날아간 적도 있었다. 보홀로 가게 된 연유는 이러하다

- 우선 뚜벅이인 내가 가평, 용인, 그리고 시흥에 있는 딥탱크에 가자면 물속 깊게 내려가는 경우에는 겨우 서너 번의 다이빙을 위해 한 끼 식사 포함 거의 10만 원이라는 비용과 거짓말처럼 들리겠지만 아침 10시에 집에서 나가 저녁 7,8시가 되어야 다시 집으로 올 수 있다. 그래서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면 비용이 조금 덜 들어갈 것 같은 트레이닝 센터에 머물면서 집중 훈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았고 실제로 그러하였다 -.


물속에서 제법 몸을 가눌 수가 있게 되자 2024년 름, 한국 바다로 갔다. 처음으로 삼척 다이빙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했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강릉 옥계해수욕장에서 펀다이빙을 했다. 옥계해수욕장은 거친 동해에 있지만 바다 바닥이 온통 모래로 되어 있는 이쁘고 물이 무섭거나 물이 좋거나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바다였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바다에서 그런 즐거운 물놀이를 한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여서 "내년에 다시 꼭 와야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올해 나는 친구들을 몰고 옥계해수욕장을 진짜 갔다. 모두 어린애 마냥 해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했다. 다들 성인이지만 나이를 잊고 노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아주 많이. 그래서 스며들었나 싶다 이쁜 바다에서 다이빙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 5일 동안 이쁘기로 소문난 일본의 미야코지마라는 섬에 가서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한 비췻빛 바다를 원도 한도 없이 보고 왔다. 다이빙도 했다. 너무 신났다. 진짜 기분이 좋았다. 이제 해외 다이빙 투어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니 더 이상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저 바닷속 물고기들은 매일 신나게 헤엄치고 있겠지...

어쩌다 다음 생이 허락된다면 몸통은 초록에 파란색 줄이 그어진 물고기로 태어나고 싶다....


나에게 여름은? 신나는 계절이다~~~~~

나에게 앞으로 주어진 시간은? 매일 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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