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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브 Feb 13. 2019

본 영화에 대해 말하는 법

2018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가버나움>

한 달 전, 영화 <가버나움>에 대한 기대감을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글로 남겼다.

이후 2월 4일에 영화를 관람하고 이제야 글로 옮겨 적는다.


<가버나움>은 주인공 '자인' 그리고 이 소년을 둘러싼 인물들의 삶을 통해 레바논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 처참한 현실을 통해 계속해서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차원의 삶을 살고 있나요?"


30대가 되면서 더 많은 돈, 더 좋은 직업, 더 행복한 연애 등 개인적 차원의 고민에 집중하게 되었다.

'더 늙기 전에 돈 많이 벌어서 결혼도 하고 부모님 호강도 시켜드리고 여유로운 노후도 준비해야 하니까'

물론 개인에게 너무나 기본적이고 중요한 삶의 가치다.


허나 난민, 차별, 가난, 환경 등 다수, 공동체 나아가 세계적 차원의 문제를 고민하고 이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노력하는 수 많은 누군가들이 있다. <가버나움>도 그런 누군가 중 하나였고 영화를 보면서 내 삶이 초라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대학생 때 사회적 기업에 뜻을 두고 대외활동부터 창업까지 실행했고

'회사는 이윤을 추구해야지. 사업은 돈 버는 게 일순위지'라는 여러 기업가와 친구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매주 수요일 데이케어센터에서 치매 노인 분들을 위해 봉사를 하던

남자 11명 계모임에서 처음으로 몇 달간 모은 몇 백만원을 기부하자고 진지하게 말하던

나름 사회적 차원의 삶을 살던 20대의 나는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지금은 '현실'을 무서워하고 각종 핑계만 늘어버린 30대의 내가 남아 있을 뿐이다.


영화를 함께 본 어머니가 주차장으로 향하며 한 말씀 툭 내뱉으셨다.

"우리 아들도 성공해서 많이 베풀고 도와주며 살자"


"엄마 성공해서 말고 지금부터 베풀고 돕고 살아야죠.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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